손흥민, 네 단점부터 고쳐봐!

입력 2016-05-14 04:00
손흥민이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릿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첼시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44분 골을 터뜨리고 있다. AP뉴시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앞줄 왼쪽)이 지난 12일(현지시간) 2021년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로 계약서에 서명한 뒤 대니얼 레비 회장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토트넘 홈페이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 감독의 장기집권 체제가 확립됐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제 시작이다”며 팀의 변혁을 예고했다. 손흥민(24)은 어떻게 해야 포체티노의 마음을 사로잡아 다음 시즌 주전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까?

토트넘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포체티노 감독과 2021년까지 계약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해 주기 위해 1군 코치진인 페레스, 디 아고스티노, 히메네스 코치와도 계약을 연장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멋진 시즌을 보냈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우리는 장기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고, 장차 큰일을 이뤄낼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큰 변화를 예고한 발언이었다. 손흥민도 변화가 필요하다.

손흥민은 지난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순항하던 손흥민은 지난해 9월 맨체스터시티전에서 왼발(족저근막) 부상을 당하면서 6주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손흥민은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토트넘의 공격을 책임지는 ‘빅4’는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손흥민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해리 케인(23)을 최전방에 내세우고 크리스티안 에릭센(24), 델레 알리(20), 에릭 라멜라(24) 등에게 2선을 맡겼다.

그러나 손흥민에 대한 포체티노 감독의 관심이 완전히 식은 것은 아니었다. 시즌 막판 알리가 상대 선수를 가격한 혐의로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자 포체티노 감독은 대체 카드로 손흥민을 선택했다. 손흥민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일 첼시전과 8일 사우샘프턴전에 선발 출장해 잇따라 골을 터뜨렸다. 주전 경쟁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의 최고 공격수이고, 에릭센은 뛰어난 플레이메이커다. 알리와 라멜라의 기량도 뛰어나다. 포체티노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이들 위주로 경기를 풀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트넘의 공격 패턴은 비교적 단순하다. 알리나 에릭센이 공격 전개를 주도하고, 최전방에서 케인이 마무리하는 것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케인 뒤를 받치는 2선 공격수들이 다양하게 움직일 것을 요구한다. 알리, 에릭센 등은 유기적인 패스와 스위칭으로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역습 상황에서 직선적인 움직임에 능한 손흥민은 공간 활용과 위치 선정, 유기적인 플레이 그리고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 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 포체티노 감독이 조직력과 유기적인 팀플레이를 선호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며 “손흥민이 포체티노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려면 단점부터 보완한 뒤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슈팅 등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흥민에게 올여름은 정말 중요한 시기다. 프리시즌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다만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예정이기 때문에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것은 불리한 요소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최소 3위를 확보한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선다. 포체티노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을 더욱 세심하게 체크하고, 더 좋은 플레이를 요구할 것임에 틀림없다. 손흥민이 다음 시즌 초반에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설 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

손흥민은 15일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의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열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최종 라운드에서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전체 41경기에 출장해 8골 5도움(리그 27경기 4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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