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교회에 간증을 하러 갔다. 동네어귀에 도착하니 간증집회를 알리는 10여개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큰 교회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약속한 교회에 도착해보니 참석자가 70대 여성목사님뿐이었다.
“개척교회인데 아직 성도가 저 한 명뿐이랍니다.”
나는 “다음에 오겠다”고 말하고 얼른 자리를 뜨려 했다. 하지만 노(老) 목사님은 내 손을 덥썩 잡았다.
“이왕 오신 김에 간증해 주세요. 저라도 은혜 받게요.”
간증하기 싫었다. ‘그래도 명색이 연예인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목사님의 간절한 부탁에 간증을 시작했다. 두 시간 뒤 간증이 끝나자, 우리는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목사님은 이날 은혜 많이 받았다며 사례비로 10만원을 주셨다. 나는 그 돈을 다시 감사헌금 봉투에 넣어 교회 입구에 있는 헌금함에 넣고 왔다.
“힘내세요, 목사님.”
홀로 사역하실 할머니 목사님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다.
‘전도라는 게 쉬운 게 아니구나.’
집에 돌아오면서 하나님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 능력을 부어 달라”고 기도했다. 그랬더니 다음날 1만명이 모이는 큰 교회에서 간증해 달라는 전화가 왔다. 나는 큰 교회에 가서 성도가 한 명인 할머니 목사님을 간증했다. 많은 사람이 은혜를 받았다.
집창촌에도 전도를 나갔다. 그런데 그곳 여성이 “사인해 주세요. 팬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내 손을 잡았다. 얼굴이 빨개진 내가 “예수님 믿으세요”라고 권하자, 그 여성은 “예수 믿을테니 한번만 자고 가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기겁을 하고 도망쳤다.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이 났다. 후회했다. 끝까지 그 여성을 전도할 걸….
얼마 뒤 정육점 개업 행사에 갔는데 문득 좋은 전도방법이 떠올랐다. 소고기 한 근을 사서 동네 사람에게 나눠주기로 한 것이다.
“개그맨 배영만입니다. 정육점 행사에 가서 고기 좀 가져왔는데 맛 좀 보셔요.”
교회 나가라는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 가정에 한 해 12근을 전달했다. 마지막 달에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이게 마지막 한 근입니다. 전도대상자가 이 소고기 한 근을 받고 교회 가자고 말하면 꼭 교회 나가게 해 주세요.”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소고기를 받은 전도대상자 50명이 모두 교회에 출석했다. 할렐루야. 문득 “주는 자가 복 되도다”라는 성경 말씀이 생각났다.
후배 개그우먼 서춘화씨를 전도했다. 서씨가 십일조 헌금을 모았는데, 분장실에서 분실했다. 서씨가 나한테 오더니 “오빠 어떡해요”라고 울어댔다. 나도 모르게 안심시키는 말을 했다.
“네가 헌금봉투에 돈을 넣는 순간 하나님은 이미 받으셨다. 그 돈을 가져간 사람은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것이다.”
그러자 그 후배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오빠 정말 그러네요.”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했는지를 나도 모른다. 하나님이 인도하신 것 같다. 하나님은 우리의 겉모습보다 마음 중심을 보신다고 생각한다.
가는 곳마다 전도를 했다. 노상 전도에 나갔다가 술 취한 사람에게 얻어 맞은 적도 있다. 한 무신론자는 내 이름을 은혜롭게 풀이해 주었다. ‘배영만=성령 두배 충만.’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이름 하나는 잘 지어 주신 것 같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역경의 열매] 배영만 <11> 개척교회 간증 가니 성도 한 명뿐 … “내가 연예인인데”
입력 2016-05-15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