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 에드몬즈(66) 미국기아대책 회장은 동남아 아프리카 동유럽 등 세계 구호 현장을 누빈 베테랑 구호활동가이자 목사다. 1971년부터 CAI, 인터뎁 등 기독교 구호단체뿐 아니라 교회연합기관인 세계복음연맹(WEA)에서 활동하며 재난지역 교회와 비정부기구(NGO)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한국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이 지난 12일 개최한 ‘2016 글로벌 킹덤 네트워크 콘퍼런스’ 참석차 내한한 그를 같은 날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백발에 온화한 미소가 인상적인 그는 “2010년 처음 한국에 방문했다가 올해 다시 왔는데 예전보다 기업들이 역동적으로 성장했고 젊은이들이 세계 문제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며 “이런 점이 한국사회의 성장 동력이라 본다”고 말했다.
71년 미국에서 출발한 기아대책은 65개국에 지부를 둔 국제구호단체로 국내에서는 89년 설립됐다. 에드몬즈 회장은 2014년 10월 미국기아대책 회장으로 취임했다. 세계를 무대로 교회연합운동과 구호활동에 전념하던 그가 회장직을 수락한 건 기아대책이 내세운 사명에 끌렸기 때문이다. 그는 “기아대책은 이 세상에서의 영육 간 굶주림을 종식하기 위해 탄생한 단체”라며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복음으로 영혼을 치유할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미국기아대책은 사명대로 전 세계 가장 빈곤한 곳을 찾아 자립지원사업과 복음전파에 주력해왔다. 현재 3300여 곳에서 활동하며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보건·교육·소득사업을 펼친다. 동시에 지역교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에드몬드 회장은 여러 구호현장을 다니며 만난 한국기아대책 활동가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기아대책 활동가는 교회 개척에 대한 열정과 빈곤 해결을 위한 전문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기아대책과 긴급구호, 후원자 정보 공유 등을 협력키로 했다”며 “서로의 강점을 활용해 르완다와 브룬디 현장에서 활동할 것”이라 밝혔다.
에드몬드 회장의 목표는 미국기아대책이 지원하는 결연 아동과 자립한 지역사회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향후 4년간 결연 아동 수를 현재의 2배인 20만 명으로 늘려 세계의 빈곤 대물림을 끊는 일에 일조할 방침이다. 또 시리아 난민 등 본국을 떠나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빈곤지역의 자립 역량을 키워 훗날 이들이 돌아와 정착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전 세계 빈곤 종식을 위해서는 한국 그리스도인이 ‘겸손하게 어려운 이웃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자세로 나눔에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에드몬드 회장은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는 전달자(bearer)”라며 “나눔을 위해 함께 힘써 일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임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개리 에드몬즈 美 기아대책 회장 “빵·복음으로 영육 굶주림 해결… 구호의 보람이죠”
입력 2016-05-15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