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지역의 아동 성 착취의 주된 가해자들이 기존 백인 소아성애자 위주에서 한국과 일본, 중국 관광객들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관광차 현지를 들렀다가 의도하지 않게 현지 분위기에 휩쓸려 아동 성 착취에 나서게 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파악됐다.
70개 이상의 아동 성 착취 감시단체가 참여하는 국제인권단체인 ECPAT는 12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국제 아동 성 착취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고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이 ‘아동 성 착취 관광’의 본거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동남아에서 아동 성 착취 가해자 출신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가해자들이 백인이거나 서구사회 출신, 중년의 남성, 소아성애자 등이었지만 지금은 거기에 더해 현지인이거나 같은 아시아 주변국 출신인 경우도 많고, 젊은 세대도 많이 포함되는 추세였다. 아울러 아동 성 착취가 소아성애라는 비뚤어진 성적 취향을 지닌 일부 성인들만의 행태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서도 자주 자행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태국 매체인 방콕포스트는 “일본과 중국, 한국 관광객에 의한 아동 성 착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여행비용이 과거보다 싸지고, 인터넷 등을 통해 관광지의 성 산업과 관련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아동 성 착취는 일반 관광객들에 의해 ‘상황 분위기에 따라’ 쉽게 저질러지곤 한다”면서 “(관광을 하다가) 아동 성을 매수할 기회를 맞닥뜨리니까 별 죄책감 없이 저지른다”고 꼬집었다.
사정이 이렇지만 아동 성 착취를 한 이들이 처벌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도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고, 가해자들이 현지를 곧 떠나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성 착취 대상 아이들 대부분이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이거나 이민자 출신, 부모를 잃어 어려서부터 거리에서 벌이를 해온 아이들”이라며 “글로벌 차원의 아동 성 착취를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동남아 여행 간다더니 백인 따라 ‘아동 性’ 착취… 한·중·일 관광객 추한 민낯
입력 2016-05-13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