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조작 미쓰비시, 닛산에 팔린다… 2조5400억에 매각 합의

입력 2016-05-12 18:25 수정 2016-05-12 21:00
카를로스 곤 닛산 사장(왼쪽)과 오사무 마스코 미쓰비시 회장이 12일 요코하마의 닛산 본사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최근 연비조작 스캔들에 휘말린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미쓰비시가 동종 업체 닛산 산하에 들어가게 됐다. 닛산과 미쓰비시는 12일 요코하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닛산은 2373억엔(약 2조5400억원)을 출자해 미쓰비시 지분 34%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쓰비시와 닛산은 오는 25일까지 지분인수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번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닛산은 미쓰비시그룹의 단일 최대주주가 된다. 다만 ‘미쓰비시’ 브랜드는 유지될 전망이다. 닛산과 미쓰비시는 각사의 주력 분야인 전기자동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를 살려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키로 했다.

지난달 미쓰비시는 자동차 62만5000대 실험 데이터를 조작해 연비 성능을 부풀렸다고 시인해 세계 자동차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미쓰비시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료대금과 환경차 감세 보상을 합쳐 1040억엔(약 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연비조작 파문으로 경영악화가 불가피한 미쓰비시가 닛산의 우산 아래로 들어간 셈이다.

미쓰비시의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은 1.4%로 추산된다. 일본 내에서는 6위 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닛산의 미쓰비시 인수로 세계 차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는 일본 경차 시장과 동남아시아를 주로 공략하고 있으며 미국에서의 연간 판매량은 10만대 내외다. 한국에는 2008년 진출했다가 1355대를 팔고 2013년 철수했다. 르노닛산그룹은 미쓰비시의 연간 판매량 100만대 정도가 더해지면 세계 판매량이 959만대로 뛰어올라 3위인 미국의 GM(984만대)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조효석 유성열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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