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10대 소녀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자살 장면을 생중계했다. 생중계를 보던 네티즌들이 실제 상황인지 모르는 듯한 댓글을 남기면서 생명경시 풍조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30분쯤(현지시간) 파리 남부 외곽 에글리역에서 19세 소녀가 지나가던 열차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소녀는 자신이 숨지는 장면을 트위터의 동영상 스트리밍 앱 ‘페리스코프’로 실시간 중계해 수백명이 지켜봤다. 그는 영상에서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며 가해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이름을 공개했다.
자신의 이름을 ‘오세안’이라고 밝힌 이 소녀는 “소란을 일으키려고 영상을 찍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행동에 나서고 마음을 열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들은 “기다리고 있어” “힌트를 줘” “너를 보는 건 항상 즐거워”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가 겪는 고통의 심각성을 알아채지 못한 듯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동영상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이를 이용한 ‘자살 생중계’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10년 11월 일본의 한 남성은 동영상 사이트 유스트림에 자살 예고를 한 뒤 실제 자살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2014년 말에는 중국 청소년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자살 시도 장면을 생중계해 논란이 됐다.
배병우 선임기자
[월드 화제] 성폭행 피해 소녀, SNS 자살 생중계
입력 2016-05-13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