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가 제안한 초고속열차 ‘하이퍼루프’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하이퍼루프 개발 업체 하이퍼루프원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서 처음으로 하이퍼루프 시험운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테스트는 야외에 설치된 1㎞ 노선 구간을 달리는 것이었다. 열차는 2초 만에 186㎞(116마일)까지 속도가 올라가며 성공적으로 주행을 마쳤다. 열차는 사람과 화물이 없는 채 달렸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튜브 안에 자기부상열차를 넣어 속도를 높이는 개념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끄는 엘론 머스크가 2013년 처음으로 제안한 아이디어다. 머스크는 하이퍼루프가 배, 기차, 자동차, 비행기에 이어 ‘제5의 운송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하이퍼루프 사업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이날 테스트는 진공 튜브가 아닌 야외에서 진행해 공기 저항 때문에 속도가 목표치보다 안 나왔다. 올해 말까지 원래 목표했던 시속 120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머스크 예상대로 프로젝트가 실현될 경우 610㎞ 거리인 로스앤젤레스(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30분 만에 주파가 가능해진다. 비행기로 가는 시간의 절반밖에 안 걸린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16분 만에 갈 수 있다.
하이퍼루프가 실현되는 건 기술이 아닌 비용에 달려 있다. 운행거리에 해당하는 만큼 진공 튜브를 비롯한 인프라를 깔아야 하기 때문이다.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하이퍼루프 노선을 설치하는 데만 60억 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들이 하나둘 하이퍼루프에 관심을 보이면서 상용화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날 시범운행에 성공한 하이퍼루프원은 8000만 달러 투자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중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국영철도업체 SNCF, 137개의 벤처캐피털 등이 포함돼 있다. 하이퍼루프원은 에이컴(AECOM), 독일철도(DB) 등 건설·철도·화물 관련 업체와 생태계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2020년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운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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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200㎞ 초고속 열차 현실화 눈앞
입력 2016-05-12 18:32 수정 2016-05-12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