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 비경제활동인구 여성 10명 중 9명은 ‘경단녀’(경력단절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후반 여성들이 결혼, 육아 등으로 다시 취업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는 현상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한국고용정보원은 12일 ‘최근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 정체 원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기준 35∼39세 여성 중 비경제활동 상태에 있으면서 취업 경험이 있는 여성은 78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8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상태로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과 구직을 포기한 사람을 포함한다. 비경제활동인구는 고용통계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30대 후반 여성 비경제활동인구가 83만6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 중 경단녀는 93.8%나 됐다. 구직을 포기한 30대 후반 여성의 절반 이상(57.0%)은 육아에 전념하고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여성(36.3%) 역시 가사에 얽매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30대 후반 여성의 고용률이 둔화되고 경단녀가 증가하는 것은 경기 둔화에 따라 여성이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면서 근무할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학력 여성들도 고용한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의 전체 고용률은 62.7%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30대 후반(35∼39세)의 고용률은 57.4%에서 56.4%로 1년 전에 비해 1% 포인트 떨어졌다. 고학력 여성 중 고용률이 감소한 연령대는 30대 후반 외에 29세 이하 청년층뿐이었다.
연구원은 고학력 여성 고용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근로시간 또는 임금 불만족에 따른 노동시장 퇴장 현상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여성 중 근로조건이 맞지 않아 자발적으로 퇴장한 비중은 2014년 8.9%에서 지난해 10.1%로 상승했다. 연구원은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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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 여성엔 너무 높은 ‘재취업의 벽’
입력 2016-05-12 18:05 수정 2016-05-12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