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장기체류 외국인이 180만명이 넘을 정도로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사회입니다. 이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자립 기반이 되면서 내국인과 소통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다모글로벌교육문화협동조합(이하 다모협동조합)의 전춘화(39·여·사진) 이사장은 12일 조합 설립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다모협동조합은 이주여성들이 주축이 돼 지난달 결성한 조합으로 다문화 공연과 다문화 강사 파견 활동을 주로 한다. 경기도 성남시와 수원시 등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자국 전통춤 공연과 다문화 강연 등을 해 온 중국 몽골 태국 미얀마 등 4개국 이주여성 등 9명이 공동 출자해 만들었다.
성남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중국자조모임 회장인 왕후이씨, 재한몽골인연합 대표로 경기도 도의원을 지낸 이라씨, 몽골자조모임 회장인 오너르 자르갈씨, 태국 자조모임 회장인 이아리씨 등 각국 이주여성 모임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해 온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중국 옌볜대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다 사업가인 현재의 남편은 만나 2007년 한국에 정착한 중국동포로 홍익대에서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전 이사장은 “다들 다문화센터 등에서 활발히 활동해왔지만 힘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조합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한국여성재단과 JP모건이 공모한 다문화 및 저소득층 여성 창업 지원 사업인 ‘마이 퓨처, 마이 비즈니스(MyFuture, MyBusiness)’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게 조합 태동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조합은 지난달 23일 출범식을 연 뒤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민간단체, 기업 등의 초대를 받아 축제나 행사 등에서 전통춤과 노래 공연을 한다. 지난 5일에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8일에는 서울 명동에서 태국 몽골 미얀마 태국 등 4개국 전통춤 공연을 했다. 오는 15일에는 성남시청 앞 광장에서, 21일에는 노원구와 성남 율동원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조합 결성 전에는 개별적으로 활동해 한 국가의 전통춤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조합원들이 팀을 이뤄 합동 공연을 하게 돼 무대가 더 풍성해졌다고 전 이사장은 귀띔했다.
그는 “공연 요청이 이곳저곳에서 쇄도하는 등 출발이 좋다”며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지만 공연, 강연, 언어강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문화 인식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는 사회적기업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전춘화 다모글로벌교육문화협동조합 이사장 “공연·강연으로 이주민 자립 돕는 모델 만들 것”
입력 2016-05-12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