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에서 12점 이상이 나와 음주 관리가 더욱 필요합니다.” “일주일에 3번 정도 음주를 하는데 의외의 결과네요. 앞으로 조심해야겠어요.”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경영관 앞에 설치된 연세대청년절제회(YTC)의 ‘그린카페’ 부스에선 하루 종일 이런 종류의 대화가 오고갔다. YTC는 연세대 기독학생연합회가 11일까지 이틀간 진행한 ‘2016 연세학생 선교대회’ 현장에 부스를 설치하고 금주·금연 캠페인을 전개했다.
YTC 회원들은 ‘알코올 중독 자가진단’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설문 결과를 비롯해 흡연과 음주의 부작용 등을 설명했다. 또 무알코올 칵테일과 마시멜로우를 직접 만들어 학생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부스엔 금연·금주 관련 도서와 포스터가 비치됐고 음주 사건 등이 보도된 뉴스 영상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날 200여명의 학생들이 이곳을 찾았을 정도로 부스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연세대 기독학부모 대표단도 부스를 방문해 금주·금연 캠페인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현명(23·사회복지학과)씨는 “알코올 자가진단에서 9점을 받았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범주라고 해 안도했다”며 “가임기 여성에게는 소주 한 잔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을 들었다. 여자친구에게 알려서 주의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YTC 전 회장 공창준(27·경영학과)씨는 “자가진단에서 12점 이상이 나오면 상습적 가음자, 15점 이상은 문제 가음자이며 20점 이상은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오늘 자가진단에 참여한 학생 중 절반 이상이 상습적 가음자로 나왔고 문제 가음자도 30%에 달해 참석자들도 스스로 놀랬다. 음주에 관대한 캠퍼스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 캠퍼스에선 음주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개강파티와 신입생 환영회, 단합대회, 축제 등으로 학생들의 술자리도 잦다. 최근 한 주류기업이 전국 대학생 12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캠퍼스 음주문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68.3%(848명)가 대학생들의 음주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연세대 기독학생연합회장 강기백(22)씨는 “해마다 축제 때면 학생들이 지나친 음주 등으로 자기자신을 파괴하며 만족을 얻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번 선교대회를 통해 금주와 금연의 긍정적 가치를 학생들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YTC는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회장 김영주) 산하의 청년 금주 동아리로 1994년 김정주 연세대 은퇴교수의 주도로 창단돼 매년 금주·금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연대 기독학생들 “술·담배 없는 캠퍼스 만들자”
입력 2016-05-12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