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강풍이 전국 최고의 구급대원을 꿈꾸던 소방관의 꿈을 앗아갔다. 강풍으로 도로에 떨어진 지붕 구조물을 처리하던 중 철판구조물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던 태백소방서 허승민(46·사진) 소방장이 12일 오전 8시12분쯤 끝내 숨졌다.
허 소방장은 지난 4일 오전 1시26분쯤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양지연립 앞 도로에 강판지붕이 떨어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동료 4명과 지붕 구조물을 처리하던 중 추가로 떨어진 강판지붕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허 소방장은 당시 헬멧을 쓰고 있었지만 10m가량 높이에서 강풍을 타고 날아든 철판구조물의 충격을 이겨내진 못했다.
허 소방장은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사고 발생 8일 만에 숨을 거뒀다.
2003년 소방공무원에 투신한 허 소방장은 홍천과 정선, 태백소방서에서 근무한 13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대원이다. 그동안 재난·사고 현장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조해 강원도의회 표창 등 다수 표창을 수상했다.
직원들은 “솔선수범하는 멋진 소방관이었고, 충실한 가장이자 부모님께는 효도하는 아들이었다”며 “허 소방장은 1급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공부하며 전국 최고의 구급대원이 되기 위해 바쁜 시간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지난 1월 태어난 딸을 두고 있는 허 소방장은 응급처치 등을 전담하는 구급대원이었다. 사건 당일 태백에는 47건에 달하는 강풍사고가 집중되면서 현장지원에 나섰다가 변을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영결식은 14일 오전 10시 태백소방서 광장에서 강원도청장으로 열린다. 강원도소방본부는 허 소방장을 소방위로 1계급 특진하고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키로 했다.
태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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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스러진 최고 구급대원 꿈… 태백소방서 故 허승민 소방위
입력 2016-05-12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