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지방공항 단독노선 ‘선택과 집중’

입력 2016-05-12 18:45

저비용 항공사(LCC) 등장 이후 대형 항공사(FSC)의 단독 노선은 줄고 있지만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한 LCC의 단독 노선 개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단독 노선은 향후 성장 가능성 및 해당 항공사의 연결편 수요 등을 복합적으로 감안해 개설된다. 반면 노선 운영에 따른 손해가 쌓이면서 노선이 폐지되거나 자회사로의 이관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5일부터 국적 항공사 중 처음으로 대구∼타이베이 노선 운항에 들어갔다. 타이베이를 포함한 대만 노선은 몇 년 사이 탑승객이 크게 늘어난 노선으로 특히 지방의 탑승객 증가세가 가파르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대만 노선(정기·부정기) 탑승객은 2011년 119만9211명에서 지난해 161만7818명으로 35% 증가한 반면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대만 노선 탑승객(정기·부정기)은 같은 기간 12만6637명에서 44만8113명으로 254% 늘었다. 티웨이항공은 또 17일부터 인천∼윈저우 단독 노선도 운항한다.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부산도 부산∼가오슝, 부산∼마카오, 부산∼장자제 등을 단독 운항하고 다음달에는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에 첫 취항을 한다. 진에어도 제주∼상하이, 제주∼시안, 부산∼우시 노선 등을 개척해 운항 중이다.

단독 노선의 경우 국적사 중에선 경쟁자가 없어 수요 증가 시 선점 효과를 볼 수 있다. 에어부산의 부산∼타이베이 노선의 경우 2011년 1월 첫 취항 이후 해당 노선에서 국적사들이 계속 늘어 지난 1월에는 FSC인 대한항공이 신규 취항하기도 했다. 진에어가 2012년 3월 취항한 인천∼비엔티안 같은 경우 라오스에 취항한 양국 첫 노선이다. 이후 케이블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라오스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당 노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티웨이항공이 같은 노선에서 운항을 시작하기도 했다.

반면 기대만큼의 수요 증대가 없는 경우 철수하는 단독 노선도 있다. 진에어는 2013년 제주∼타이베이 노선에서 1년도 안 돼 철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인천∼나가사키 노선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인천∼미야자키, 인천∼히로시마 등 수익성이 악화된 일본 단독 노선을 올 하반기 취항을 목표로 하는 LCC인 에어서울에 넘길 방침이다. 일본은 도쿄를 제외하고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는 오픈 스카이 지역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독 노선의 경우 운수권 배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도 있지만 장래의 수요를 보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연결편 등 해당 지역에 대한 전략과 맞물려 노선을 개설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