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몇 번 읽으셨어요?” 이 질문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이들이 적잖다. 연초에 창세기부터 일단 읽기 시작하지만, 레위기쯤 오면 이미 절반은 나가떨어지기 일쑤다. 신약도 사정은 비슷하다. 사복음서와 사도행전까지는 어찌어찌 온다 해도 로마서를 마주할 때면, 그때부턴 머리에서 쥐가 나기 시작한다.
저자는 죠이교회 담임목사이자 성경통독 선교사역단체 ‘레제나하우스’의 대표 조상연 목사. 그는 “성경읽기의 고정관념을 깨면 성경이 나를 깨닫게 하고, 옳은 길로 인도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성경읽기의 고정관념을 깨트렸던 경험이 토대가 됐다.
그는 개척 목회 7년 만에 찾아온 깊은 회의감과 유전병을 앓는 자녀 문제로 2004년 1년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안식년을 보냈다. 그곳에서 성경공부를 다시 하면서 “가장 어려운 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 모든 성경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로마서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로마서를 1000번 읽으면서 ‘마음의 눈으로 성경을 보는 법’을 알게 됐다고 한다. 바로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을 눈치 채고, 그 마음이 내게 들어와 내 마음이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름의 성경 통독 방법을 세워나갔다. 그가 사역하는 레제나하우스에선 일단 로마서를 먼저 읽고, 바울 서신, 그리고 신약의 나머지 권을 1000독 하도록 한다. 로마서와 바울서신을 통해, 구약 성경의 율법적인 내용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구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에 초점을 맞추고, 신약은 예수의 재림을 정조준하고 있다. 따라서 구약을 읽기 전 미리 성경의 결론을 알고 읽을 때 전체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실제로 저자는 이런 방식을 통해 로마서 3500독, 바울서신 2500독, 신약 1500독, 구약 500독을 했다고 한다. 남보다 더 많이 성경을 읽은 건 결코 그 횟수를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는 “성경을 많이 아는 건 지식의 교만을 위함이 아니라 말씀이 통치하는 생활을 위한 것”이라며 “말씀이 내 안으로 막 밀려들어와 내 생각을 하나님의 말씀의 생각으로 덮어씌운다”고 고백한다. 더 이상 말씀읽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 의욕과 자극을 줄 수 있을 듯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성경 통독 노하우 알면 당신도 ‘1000독’ 할 수 있다
입력 2016-05-12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