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의 아빠가 되니 배우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웃으면서 촬영하고 있지만 마음은 무거워요. 아이들이 밝게 살아가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거창한 꿈을 갖게 되네요.”
SBS 드라마 ‘딴따라’에서 매니저 신석호 역을 맡고 있는 지성이 눈물을 글썽이며 한 말이다. 지성은 11일 경기도 일산 SBS 제작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기가 단순히 시청률을 올리고 인기를 유지하기 위한 게 아니라 의미 있는 일들을 해나갈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성은 “이 자리가 좀 불편하다. 뒤에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딴따라’에서 안하무인 매니저 신석호 역을 맡고 있다. 매니저 역할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배우로서 전면에 나서는 게 어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드라마는 10∼20대 청춘들의 성장기를 다룬다. 안하무인 매니저 신석호가 진짜 밴드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하늘(강민혁)과 밴드 딴따라를 꾸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하늘의 누나이자 매니저로 나선 그린(혜리)과 석호의 로맨스도 얽혀 있다.
연예계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10∼20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은 썩 좋은 성적을 내지 못 하고 있다.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태양의 후예’가 빠지면서 시청률도 함께 쓸려나갔다. ‘딴따라’ ‘굿바이 미스터 블랙’(MBC) ‘마스터-국수의 신’(KBS)이 경쟁을 하고 있으나 세 프로 모두 시청률 10%를 넘기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응답하라 1988’(응팔) 이후 스타덤에 오른 혜리는 “극 중 무대 뒤에서 공연을 지켜보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무대 위에서 느끼는 벅찬 감정과는 달랐다. 이 맛에 매니저 하는구나 싶었다”고 했다.
혜리는 또 최근 급성 백혈병 투병 소식이 알려진 배우 최성원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보였다. 두 사람은 응팔에서 남매로 나왔었다. 혜리는 “워낙 밝고 착한 분이다. 하루 빨리 이겨내서 건강한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민혁은 “제 연기를 보면서 운다는 게 좀 그렇지만 그만큼 감정이 고스란히 연결되고 표현되는 드라마다. 각자 캐릭터 연기를 보면서 항상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석호의 오랜 친구 여민주 역의 채정안은 “최근 딴따라 밴드의 첫 공연 모습을 보면서 안쓰러웠다. 저도 20대에 무대에 올라갔던 사람이다보니 내심 부러우면서도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지성은 어린 배우들의 노력과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응팔의 저주’라는 기사를 봤다. 내가 꼭 혜리의 저주를 풀어주겠다고 다짐했다”며 “지금 혜리와 강민혁이 웃고 있지만 많이 속상해하고 힘들어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지성 “아빠 되니 배우 책임감 더 커져”
입력 2016-05-12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