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구조조정을 위해선 재무구조 개선보다 결국 사업 재편이 더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재무부가 GM과 크라이슬러 구조조정 때 했던 것처럼 신속한 자산 매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연구원 김석기 박사는 1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 322곳의 3년간 재무제표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구조조정 기업 수는 93개 기업이 무더기로 착수한 이후 계속 줄다가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며 다시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이들 기업의 성적표를 보면 2007년 이전에는 51.8%의 기업이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마쳤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엔 성공률이 32.4%로 떨어졌다. 구조조정의 성패를 결정지은 변수는 재무지표 개선보다는 사업영역 조정이었다고 그는 분석했다. 김 박사는 “현재 진행되는 구조조정에서도 경쟁력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가능성이 보이는 새 사업은 적극 추진하는 사업 재편이 더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SG)의 오승욱 파트너는 “철강·조선·해운 산업의 업황 사이클이 존재하더라도 과거처럼 호황이 다시 오길 기대하긴 곤란하다”며 “산업 차원의 경쟁력 강화 조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70년대부터 철강업체 간 연속 합병을 통해 생산 물량을 100만t 내외로 조절해온 일본과, 포스코 포항 광양에 이어 2000년대 후반 현대제철까지 뛰어들어 생산과잉 지적을 받는 한국의 철강업계가 비교됐다. 전후방 산업 및 하청업체 파급효과가 큰 중후장대 산업의 특성상 생산 감소량 합의에 정부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의 공감대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008년 미국 재무부가 나서 자동차 거대기업 GM과 크라이슬러를 살렸던 사례를 분석했다. 기업 자산을 신속하게 매각해 정리하고, 전미자동차노조(UAW) 등 직원들의 지분 참여를 보장해 결국 자동차산업 고용지표를 개선시킨 결과를 소개했다.
우성규 백상진 기자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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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성공률 높이기, 재무 개선보다 사업 재편 중요”
입력 2016-05-11 19:16 수정 2016-05-11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