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T 공룡, 국내 클라우드 시장 본격 공략

입력 2016-05-11 18:34 수정 2016-05-11 19:11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알리바바와 아마존, IBM 등 해외 IT 공룡들이 앞 다퉈 잠재력이 큰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고순동 한국MS 대표이사는 11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초까지 서울과 부산에 한국 클라우드 고객을 위한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컴퓨터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직접 구매해 설치하지 않고 외부에 연결된 인터넷 망을 통해 이용하는 서비스로, IT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0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400억 달러(2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 운영체제와 오피스 프로그램에 주력하던 MS도 이에 발맞춰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스 퍼스트’를 목표로 내걸고 사업을 늘리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3∼4개 데이터센터를 묶어서 ‘리전(Region)’이라고 한다. MS는 서울과 부산에 1개씩 리전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 9월까지 제조·건설·교육·유통 등 국내 다양한 산업 분야와 관련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알리클라우드’가 국내 진출을 선언했다. 규제가 심한 중국 진출을 원하는 국내 중소기업을 겨냥해 중국 내 데이터센터의 원활한 이용을 유인책으로 내걸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1월 서울에 구축한 리전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IBM도 SK C&C와 협약을 맺고 판교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한국으로 몰려오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7000억원대에서 올해 1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이 자체 서버 등을 확보한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추가 확충으로 국내 시장이 잠식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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