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3차 면세점 大戰’ 뺏고 뺏기는 ‘인력 쟁탈전’ 다시 불붙는다

입력 2016-05-12 04:05

추가 사업자를 지정하는 ‘3차 면세점 대전’을 앞두고 ‘면세점 인력 쟁탈전’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판매 노하우가 탄탄한 핵심 인력을 모시기 위한 면세점들의 눈치작전도 가열되는 상황이다.

관세청은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4곳의 면세점을 추가로 운영키로 하고 연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면세점 업계의 인력 쟁탈전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M면세점이 신규 지정됐던 지난해 7월에 한 차례 인력 대이동이 있었다. 이어 지난해 11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가 탈락하고 두산과 신세계가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결정됐다. 당시 신규 면세점 사업자가 선정되면서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던 사업자들이 대규모 인력 유치전을 벌였다. 업계 관계자는 11일 “면세점 현장 인력뿐 아니라 인사·홍보 등 관리 인력에도 더 좋은 직급과 높은 연봉을 제안하는 움직임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인력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면세점은 백화점과 달리 단순히 공간만을 임대해 해당 브랜드가 인력 운영부터 재고 관리를 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직매입 방식으로 물건을 가져오기 때문에 물류·재고 관리 인력이 필수적이고 관세법에 따라 보세 구역을 운영하려면 전문 인력인 ‘보세사’를 고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유커)이 면세점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중국어 능력도 필수로 요구된다. 상품기획(MD) 분야 인력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인력 풀이 넓지 않다.

면세 사업과 지점을 총괄하는 인력의 이동도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18일 문을 여는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 명동점 점장에 롯데면세점 소공점 점장을 거친 ‘롯데맨’ 김모씨를 최근 내정했다. 앞서 신라면세점 출신 한모씨와 SK네트웍스 출신 권모씨가 각각 한화 갤러리아면세점과 두산 면세점의 면세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3차 면세점 대전을 앞두고 특허에 재도전하는 사업자들과 신규 사업자 등을 중심으로 인력 확보전이 불가피해졌다. SK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의 경우 특허 획득에 실패했을 때 이미 190여명(정직원) 중 30여명이 두산 면세점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90여명이 떠났다. 지난 10일 사실상 문을 닫은 워커힐 면세점은 사업 특허를 다시 따서 문을 열 경우 신규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지금 단계는 아니고 특허 업체로 선정되면 그에 따른 필요 인력을 충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다음달 30일 영업이 종료된다. 롯데면세점은 면세점 사업자 재지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들 인력 희망자에 대해 유급 휴직, 다른 점포로의 이동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 안정을 통해 타 사업장으로의 유출을 막겠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면세 사업 경험이 없는 현대백화점과 이랜드 등이 면세점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어서 인력 유치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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