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은 곧 사회의 개혁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가 10일 서울 성북구 덕수교회(김만준 목사)에서 개최한 제33차 열린대화마당에서 총신대 전 신학대학원장 심창섭 박사는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나’를 주제로 열린 이 자리에서 심 박사는 칼뱅의 종교개혁이 시민사회개혁으로 연결된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중세 1000년 간 성장한 로마 가톨릭 교회는 교황권(교권) 신장과 물질 만능주의로 인해 세속화됐으며 사회의 윤리·도덕적 타락을 주도했다”며 “종교개혁자들은 16세기 부패한 중세 기독교를 참다운 기독교로 바로 세우기 위해 개혁을 이끌었고 사회개혁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심 박사는 “특히 칼뱅은 ‘치리회’를 통해 시민의 악을 제거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와 사회의 질서를 회복시키려 했다”며 “이는 교회의 영적 다스림의 권위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치리회를 통해 사회적 윤리적 개혁을 이루려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칼뱅은 또 ‘구빈원’을 설립해 전쟁고아 노인, 병자 등에게 빵과 숙소를 제공하고 유입되는 난민들을 위해 ‘프랑스 기금’을 조성해 운영했다”며 “도덕적·영적 타락이 심각했던 제네바에 ‘신정 정치’를 도입해 무자비한 채권자와 고리대금업자들, 투기꾼과 독과점자, 불량한 상인 등을 벌하는 일에도 앞장섰다”고 말했다.
심 박사는 한국교회가 중세 가톨릭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교인 수의 고갈, 재정의 고갈, 신앙 열기의 고갈 등 일명 ‘3고(苦) 시대’의 터널에 갇혀 있다”며 “이는 영적 교만과 교권투쟁, 분열의 역사, 물질 만능주의, 도덕적 해이에 빠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교회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내세우다 교회의 사회적 기능을 상실했다”며 “인간 삶의 전 영역을 포함했던 500년 전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살려 공교회성과 윤리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사야 기자
심창섭 前 총신대 신대원장 “종교개혁은 삶의 개혁 의미… 사회개혁·윤리회복 힘써야”
입력 2016-05-11 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