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선 의원에 순종하지 말라… 토론이 중요”

입력 2016-05-11 19:02 수정 2016-05-11 21:17
제20대 국회 초선 의원 의정 연찬회에 참석한 당선인들이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전자투표 시연을 마친 뒤 방청석에 있는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여소야대 국면이 조성되면서 협치의 시험대에 오른 20대 국회에서 초선 당선인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의 뜻을 섬기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병주 기자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11일 20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예비 의원들에게 “다선 의원에게 순종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국회사무처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 참석해서다.

선배 정치인으로서 연단에 선 박 전 의장은 “토론이 제일 중요한 요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노동개혁법, 테러방지법 등 법안은 많은데 의원들이 토론을 안 하기 때문에 내용을 모른다”며 “설득력 있는 논리를 개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의장은 특히 “초선 의원들이 다선 의원에 순종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선은 계급이 아니다”라며 “오랜 구습에 젖어 있는 다선 의원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 없이 정치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군 검찰 국정원 국세청 감사원 경찰 예산 편성권 등 대통령이 되면 모든 것을 다 갖고 안 되면 다 잃기 때문에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무한투쟁이 전개된다”며 “입법부인 국회 또한 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장이 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가 권력 집중 완화를 논의하는 진지한 토론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 전 의장은 16대 국회 후반기, 김 전 의장은 17대 국회 전반기에 국회의장을 지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오찬 자리에서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 말고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정치하면서 참을 줄 모르면 앞날이 험난해진다” “큰 정치를 하려면 멀리 보고 끈기 있게 호시우행(虎視牛行·호랑이의 눈빛을 간직한 채 소걸음으로 감)하라”는 조언도 했다. 초선 당선인 중 연장자인 국민의당 박준영 당선인은 건배사로 “20대 국회 끝까지 초심으로”를 외쳤다. 이어 의석수대로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정의당 순으로 대표가 건배 제의를 했다.

4·13총선 이후 여야 당선인을 대상으로 한 국회 행사에 제 시각에 맞춰 참석한 이는 101명이었다. 31명이 지각했다. 최종 불참자는 15명이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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