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이 개관 100일을 앞두고 있지만 티켓 판매는커녕 홈페이지도 열지 못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베이스 연광철 스페셜 갈라’ 등 일부 공연은 아예 취소된 상황이다.
오는 8월 18일 개관하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은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후 서울에서 28년 만에 문을 여는 대형 클래식 전용홀(2036석)이다. 지난해 9월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공사 중 사고로 1년 가까이 미뤄졌다. 그럼에도 아직 준비가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개관 7개월을 앞둔 지난 1월 언론에 공연장 내부 및 개관 페스티벌 프로그램을 공개했을 때만 하더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롯데콘서트홀 측은 10일 “홈페이지는 안전성을 위해 마무리 테스트 작업 중”이라며 “홈페이지가 오픈되면 매표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를 거쳐 6월초엔 티켓 구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사실 클래식계에선 롯데콘서트홀이 공사 지연으로 올해 개관하게 된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말도 나왔었다. 개관 연기로 예정된 공연들을 취소해야 했지만 준비가 그만큼 부족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이런 상황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이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또 다른 공연장인 LG아트센터의 2000년 개관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있다. 당시 LG아트센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연장 자체 매표 시스템을 개발하고 패키지 티켓을 판매했는데도 4개월 전에 이미 준비를 완료했었다.
롯데콘서트홀이 이런 상황이 된 데는 지난 3월 김의준 전 대표의 사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공연계의 신망이 두터웠던 김 전 대표는 롯데콘서트홀의 운영방향을 놓고 경영진과 갈등을 겪다 사임했고, 이후 개관 준비를 하던 직원들 여러 명이 떠났다.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의 공연 취소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후문이다.
신임 한광규 대표는 광고계 출신으로 공연계의 제반 시스템을 아직 잘 파악하지 못했다는 평도 나온다. 홈페이지 오픈 및 티켓 판매도 늦어지고 있지만 개관 프로그램 가운데 해외 초청 공연과 달리 직접 제작하는 공연은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향, 혼성합창단, 어린이합창단, 오르간이 어우러져 작곡가 진은숙의 창작곡을 세계 초연하는 개관 공연(8월 18∼19일)이나 1030명의 연주자와 합창단이 연주하는 말러 ‘천인교향곡’ 초연 재현 공연(8월 25, 27일)이 그렇다.
특히 ‘천인교향곡’ 공연은 코리아심포니 오케스트라와 20개의 전국 성인 및 어린이합창단이 출연해야 하기 때문에 연습 일정을 짜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롯데콘서트홀이 주도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있어서 참가 단체들이 오히려 걱정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기획 공연이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일정을 체크하며 공연 전문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롯데콘서트홀 개관 D-100… 갈 길 멀었다
입력 2016-05-10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