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동성애 행사 후원은 내정간섭”… 교계·시민단체, 美 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

입력 2016-05-10 21:35
오직예수사랑선교회와 G&F미니스트리, VOCD 인터내셔널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애자 부모초청 포럼 행사를 후원한 미 대사관을 규탄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오직예수사랑선교회와 G&F미니스트리, VOCD 인터내셔널은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는 한국의 윤리·도덕적 문제에 내정간섭하지 마라”고 촉구했다.

이들 교계·시민단체가 항의한 것은 주한 미국대사관이 이날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주최로 열린 동성애자 부모초청 포럼의 공식 후원자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동성애자 인권특사를 한국에 보냈으며,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해 6월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들 단체는 항의공문에서 “다른 나라의 윤리·도덕적 문제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국제 외교원칙에 명백히 명시돼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주한 미국대사관이 한국의 동성애자 행사를 직접 후원한 것은 명백하게 한국의 윤리·도덕적 문제에 대한 내정간섭”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에서 동성애로 인해 에이즈에 걸리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주한 미국대사관은 동성애를 조장하는 행동을 한국에서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는 반미 감정을 더욱 부추길 것이다. 미국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대다수 한국인들의 의견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주한 미국대사관 국제교류담당관은 이에 대해 “미국대사관은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인권이라 믿고 있다”면서 “동성애자의 부모와 가족을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후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BT의 권리는 보편적 권리의 일부이며, 미국대사관의 동성애 행사 후원은 한국인에게 어떻게 하라,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대사관은 계속해서 동성애자 지원활동을 할 것이다. 올해 6월 퀴어문화축제 때도 부스를 만들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천일 오직예수사랑선교회 대표는 “동성애는 심각한 성중독이며, 동성애자들은 에이즈와 각종 성병에 노출돼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이것을 알면서도 동성애를 옹호·조장한다면 동성애자의 인권을 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혐오하는 것이다. 미국은 부도덕한 성문화를 한국에 강요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