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인상 효과? 성인男 흡연율 첫 30%대 ‘뚝’

입력 2016-05-11 04:10

만 19세 이상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사상 처음 30%대로 떨어졌다. 정부는 이르면 2018년부터 ‘14개비에 2500원’ 등 20개비 미만의 ‘소포장 저가(低價) 담배’를 팔지 못하도록 막기로 했다. 전국 초·중·고교 반경 50m 안에 있는 편의점 등 소매점 2000여곳의 담배 광고도 전면 금지된다.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10일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지난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39.3%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4년(43.1%)보다 3.8% 포인트 줄었다. 최고 감소폭이다. 성인 남성 흡연율이 30%대로 떨어지기는 1998년 공식 통계를 낸 이후 처음이다.

1998년 66.3%였던 성인 남성 흡연율은 담뱃값 500원 인상의 여파로 2005년 51.6%로 낮아졌다. 금연구역 확대 등으로 2013년(42.1%)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다 2014년 43.1%로 반등했다. 지난해 성인 여성의 흡연율은 5.5%로 전년(5.7%)보다 0.2% 포인트 감소했다.

복지부는 흡연율 감소 원인으로 지난해 1월 시행된 담뱃값 2000원 인상, 모든 음식점의 금연구역 확대를 꼽는다. 지난해 8월 시작한 TV 금연광고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분석된다.

금연 열풍으로 간접흡연경험률(최근 1주일간 간접흡연 노출 경험 비율)도 큰 폭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공공장소 간접흡연경험률은 35.4%로 2014년보다 16.7% 포인트 줄었다. 직장 간접흡연경험률도 2014년 40.1%에서 지난해 26.8%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만 15세 이상 남성 흡연율(2013년 기준 36.2%)이 그리스(43.7%), 터키(37.3%)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정부는 2020년 성인 남성 흡연율을 29%까지 낮추기 위해 ‘비(非)가격 금연정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도 일반 담배(궐련)와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할 방침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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