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관지, 리커노믹스 비판… 시진핑-리커창 의견대립 노출됐나

입력 2016-05-10 18:42 수정 2016-05-10 22:26
인민일보 5월 9일자 1면과 2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9일 1면 하단과 2면 전면을 할애해 ‘권위 있는 인사’의 인터뷰를 싣고 중국의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했다. 통상 인민일보는 권위 있는 인사의 인터뷰나 칼럼을 통해 중국 최고지도부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책변화를 예고한다. 특히 이번에는 중국 경제를 책임진 리커창 총리의 정책을 부정해 권위 있는 인사가 누군지를 놓고 말이 무성하다.

‘권위 있는 인사’의 발언 중 크게 두 가지가 주목받는다. 우선 중국의 과도한 부채를 외환·주식·채권·부동산 시장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원죄’로 규정했다. 그는 “나무는 하늘까지 키울 수 없다”면서 “높은 레버리지(과도한 차입)를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금융시스템에 위기가 발생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번째 주목받는 발언은 앞으로 중국의 경제성장은 U자형이나 V자형이 아닌 L자형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국무원을 이끄는 리 총리나 장가오리 부총리의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과 경제 낙관론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신랑망과 신경보는 과거 인민일보에서 언급된 권위 있는 인사가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나 국가발전개혁위원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류 주임이 맞는다면 경제정책을 둘러싼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의견 대립이 실제일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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