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국내 조선 3사 노동조합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사측과 강경 투쟁을 예고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0일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했다. 이날 상견례를 진행했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 사원 채용을 요구하고 있다. 또 1년에 1회 이상 우수 조합원 100명에 대한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직무환경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제안하고 있다.
여기에 사측은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협과 우수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로 맞서는 상황이다.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 실시 등도 사측이 요구하는 사항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정부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3월 고용보장, 제도 개선을 통한 임금 인상,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 개인연금보험 재가입 등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안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기존보다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함에 따라 대우조선 노조도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그동안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던 정부가 어려움에 부닥친 조선업에 대한 대책은커녕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조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중공업 노협은 최근 올해 임금협상안으로 고용 보장을 조건으로 한 임금 동결을 사측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본급 0.5% 인상에 1인당 격려금 250만원 지급을 합의했던 지난해 임단협 타결안보다 후퇴한 것이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형식적인 소폭의 임금 인상보다는 사실상 고용 보장을 확약받아 일에만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금 동결로 직원들도 고통을 분담할 테니 일자리를 보전해 달라는 제안인 셈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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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위기 상황에도… 조선업 빅3 노조 행보 제각각
입력 2016-05-10 20:01 수정 2016-05-10 2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