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력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북한 체제 특성상 최고지도자에게는 당·정·군의 최고 직위가 부여된다. 1대 김일성 주석과 2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각각 권력투쟁 과정과 후계자 수업 과정을 거쳐 순차적으로 권력을 거머쥐었다. 반면 3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권력을 한꺼번에 물려받았다.
김 주석은 정권 수립 초기부터 구소련의 지원을 받았다. 한반도 북부에 정치 지반이 전혀 없었지만 1946년 2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했다. 1948년 정권 수립 후 내각 총리에 선출됐으며 이듬해 6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에 오른다.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에는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오르며 종전 직전인 1953년 2월 ‘원수’ 칭호를 받았다.
김 주석은 1966년 2차 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위 위원장 직책을 없애고 당 중앙위 총비서가 됐다. 1972년에는 국가원수인 국가주석과 함께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된다. 국방위원회는 창설 초기 중앙인민위원회 산하 기관이었으나 2대 김 위원장 시기에 최고 권력기구로 변모한다.
2대 김정일 위원장은 1대 김 주석 생전인 1991년 12월 군 최고사령관직을 넘겨받고 ‘원수’ 칭호를 함께 부여받았다. 1993년 4월에는 국방위원장직을 승계했으며 1997년에는 노동당 총비서에 추대됐다. 김 위원장은 1998년 헌법 개정을 통해 김 주석을 ‘공화국의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하고 국가주석을 공석으로 남겼다. 동시에 국방위원장은 ‘국가의 최고 직책’으로 규정하고 스스로 올랐다.
3대 김정은 제1비서의 권력 승계는 김 위원장의 급격한 건강 악화 탓에 매우 신속히 이뤄졌다. 2009년 1월 후계자로 지명된 뒤 2010년 ‘인민군 대장’ 칭호를 얻었다. 2011년 12월 김 위원장이 사망한 직후 군 최고사령관에 올랐다. 이듬해인 2012년 4월 노동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오른다. 아버지 김 위원장의 직책인 총비서와 국방위원장을 승계하는 대신 ‘제1’을 앞에 붙인 직책을 신설했다.
김 제1비서 여동생인 김여정은 우리의 차관급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당 대회에서 노동당 중앙기관인 정치국에 진입하지는 못했으나 장관급인 부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승진한다면 한 등급 위인 선전선동부장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있으나 다른 부처 부장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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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0 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