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네덜란드 용사가 63년 만에 고인이 돼 한국에 왔다. 국가보훈처는 9일 “고(故) 니콜라스 프란스 웨셀씨가 12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고 밝혔다.
웨셀씨는 1953년 1월 네덜란드 반호이츠 부대원으로 참전한 뒤 휴전이 되자 1953년 말 귀국했다. 웨셀씨는 네덜란드로 돌아갔지만 목숨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지켰던 한국을 잊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2001년 보훈처가 주관한 유엔 참전용사 재방한 사업으로 한국을 찾을 수 있었다. 당시 그는 처참한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웨셀씨는 지난해 4월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평소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묻힌 전우들을 그리워했던 그는 “한국에 있는 전우들 곁에 잠들게 해달라”는 유언을 담겼다.
웨셀씨의 아들은 네덜란드 참전용사회를 통해 우리 정부에 안장 절차 등을 문의했고, 지난달 부산 유엔묘지 안장이 최종 결정됐다. 웨셀씨 유해는 9일 네덜란드 참전용사들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보훈처 참전용사 방한 행사의 일환으로 초청된 이들은 11일 자신들이 참전했던 횡성전투 65주년 기념식에 자리하고 웨셀씨 안장식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유엔 참전용사 가운데 사후에 개별적으로 부산 유엔묘지에 안장되는 경우는 이번이 네 번째이다. 프랑스 참전용사 레몽 베르나르씨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안장됐고, 영국 참전용사 로버트 매카터씨와 미국 참전용사 버나드 제임스 델라헌터씨가 각각 지난해 11월과 올 2월에 안장됐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한국에 묻어달라” 유언에 6·25 참전 네덜란드 용사 63년 만의 귀환
입력 2016-05-09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