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타고 판매 쭉쭉 SUV 탄탄대로… ‘파이’ 더 커진 SUV 시장

입력 2016-05-10 21:57
쌍용자동차 ‘티볼리 에어’
기아자동차 ‘니로’
최근 국내 SUV 시장에 신차가 잇따라 출시된 가운데 대부분 모델들의 판매량이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가 기존 수요를 잠식하기 보다는 오히려 전체 ‘파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SUV의 인기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3파전 노리는 티볼리 에어=준중형 SUV의 경우 여전히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달 투싼은 5744대, 스포티지는 4548대가 팔렸다.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에어는 2342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비슷한 배기량 모델을 기준으로 하면 순위가 달라진다. 티볼리 에어에는 1.6ℓ 엔진이 탑재됐다.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를 출시하면서 경쟁상대를 1.7ℓ급 준중형 SUV로 꼽은 바 있다. 투싼과 스포티지 중에서 1.7ℓ 모델만 보면 지난달 각각 2580대, 1808대가 팔렸다. 동급에서는 티볼리 에어가 스포티지를 제쳤고, 투싼을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다는 의미다.

신차가 경쟁에 가세했지만 경쟁 차종들의 판매량이 오히려 오르기도 했다. 티볼리 에어와 1.7ℓ급 투싼·스포티지는 모두 지난달 판매 실적이 전월 대비 증가했다. 이에 준중형 SUV 전체 판매량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9일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에 신차 출시 효과가 더해졌고,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까지 오면서 소비자들이 SUV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새 선수’가 등장했는데도 SUV 판매량이 동반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투싼 1.7과 스포티지 1.7은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34.7㎏·m의 같은 동력성능을 갖췄다. 티볼리 에어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115마력에 최대토크로 30.6㎏·m로 성능에서는 투싼과 스포티지가 앞선다. 그러나 티볼리 에어 디젤의 가격은 1949만∼2449만원으로 투싼 1.7 2297만∼2739만원, 스포티지 1.7 2253만∼2449만원보다 저렴하다. 가격 경쟁력은 티볼리 에어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단숨에 2위 등극한 니로=지난달 소형 SUV는 국내 시장서 총 7582대가 판매됐다. 지난 3월 5379대와 비교하면 무려 41%가 오른 실적이다.

지난달 판매량 1위는 쌍용차의 티볼리다. 티볼리는 3033대가 판매되면서 여전히 베스트셀링 소형 SUV 자리를 지켰다. 다만 전월의 3358대보다는 판매량이 다소 줄었다. 생산량이 줄었고, 확장형 모델인 티볼리 에어로 수요가 일부 옮겨간 결과로 보인다.

지난 3월말 출시된 기아차 니로는 지난달 2440대가 팔리며 단숨에 2위에 등극했다. 티볼리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가솔린 하이브리드 SUV라는 생소한 영역에도 예상외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당초 업계에는 니로가 다른 소형 SUV의 수요를 가져올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르노삼성자동차 QM3와 한국지엠 쉐보레의 트랙스는 판매량이 소폭 늘었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니로가 오히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의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이오닉은 지난달 755대가 팔려 전월의 1250대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결과적으로 니로가 소형 SUV의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운 셈이 됐다.

◇수입차도 가세=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UV는 전년대비 33.9% 증가한 45만2200대가 판매됐다. 올해 SUV 판매량도 신차 출시 효과에 힙 입어 호조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수입차 업계도 국내 SUV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특히 독일 3사가 적극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1월 출시한 GLC, GLE 2종의 SUV 모델은 호평을 받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BMW는 지난 2월 콤팩트 SUV X1의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뉴 X1을 출시했다. 아우디는 지난 3월 10년 만에 풀체인지된 Q7을 선보였다.

이밖에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도 SUV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다. 푸조는 지난 1월 세단과 SUV 중간 형태의 뉴 508 RXH를 출시했다. 렉서스는 신형 RX를, 볼보는 XC90을 내놨다. 도요타의 RAV4와 피아트의 500X도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