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갤럭시, G시리즈 등 제조사에 관계없이 똑같이 내던 스마트폰 보험료가 이젠 각 회사의 수리(AS) 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애플 아이폰 구매자가 내야 하는 보험료는 50% 정도 오른다. 대신 삼성·LG 등 다른 회사의 스마트폰 보험료는 10∼20% 정도 낮아진다.
금융감독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휴대전화 보험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휴대전화 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 774만명이 가입한 대중 보험 상품이다.
◇아이폰, 리퍼 정책 변경 계기될까=현재 국내 휴대전화 수리 정책은 애플과 비(非)애플로 구분된다. 애플은 작은 부품이 고장 나도 폰 자체를 아예 바꿔주는 리퍼폰(재생폰) 방식이다. 부품 수리·교체 방식보다 비용이 2∼3배 더 든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휴대전화 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100원이라고 가정하면 보험사가 애플 사용자에 지급한 보험금은 151원이다. 반면 비애플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58원 정도밖에 안 된다. 애플 사용자의 리퍼폰 비용을 다른 휴대전화 보험 고객들이 부담해온 셈이다.
보험사들은 조만간 통신사 등과 협의를 거쳐 보험료를 재산정할 계획이다. 아이폰 사용자로부터 보험료를 더 받는 대신 삼성·LG 등의 스마트폰 고객에게는 덜 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10명 중 7명이 비애플 스마트폰 사용자라 대다수 보험 가입자가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 정책은 소급 적용되지 않고 새 보험 가입자부터 적용된다.
현재 휴대전화의 파손·도난·분실을 모두 보상하는 전위험 보장상품의 보험료는 월 5000원 안팎이다. 아이폰의 보험료는 7500원, 다른 회사 휴대전화의 보험료는 4000원 수준으로 재산정될 전망이다. SKT,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오는 7월, KT는 다음해 2월 새 보험료가 적용된다. 리퍼 방식 수리를 고수하는 애플이 정책을 변경하는 계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LG U+ 파손보험도 판매할 듯=고객들의 보험 상품 선택권도 강화된다. 현재 국내 3대 통신사(SKT·KT·LG유플러스) 중 LG유플러스는 파손만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 권고에 따라 조만간 파손 보장상품도 취급할 계획이다. 파손 보장상품 보험료는 월 2900원 수준이다.
수리비용 청구 절차도 간단해진다. 지금은 수리비가 50만원, 보험금이 40만원이 나왔다면 고객이 일단 수리비 50만원을 다 내고, 보험회사에 다시 보험금을 청구해 40만원을 받아내는 방식이다. 절차가 간소화되면 소비자는 자기부담금 10만원만 수리업체에 내고, 나머지 비용은 수리업체가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해 받는 식으로 개선된다.
또 휴대전화 분실·도난 시 새로 지급되는 동급 휴대전화의 기종도 각 통신사 홈페이지에 사전 공시된다. 휴대전화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보험 가입 절차도 강화된다. 휴대전화 개통 당일에 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면 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전화 실물을 확인해야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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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