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9일 나란히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5월 6일 임시공휴일에 따른 내수활성화 효과를 알리기 위해 기재부는 5월 5일부터 8일까지 황금연휴 기간 백화점 매출액 등을 지난해 연휴(5월 2∼5일)와 비교했다. 백화점 매출은 16%, 고궁 등 문화시설 입장객은 70%나 늘었다. 산업부는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2%나 올랐다고 했다. 산업부가 비교한 지난해 5∼8일은 평일이었다.
수치와 비교 기간은 달랐지만 황금연휴로 인한 내수부양 효과는 확실했다.
기재부는 지난 6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나흘간 연속해서 쉴 수 있게 돼 국내 여행과 여가·문화활동, 쇼핑 등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산업부도 임시공휴일 지정이 소비 진작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재부는 “앞으로도 내수 활성화 분위기가 지속·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업계와 경제전문가들은 임시공휴일 이후 대책은 없고 일회성 이벤트의 성과만 홍보하는 데 그쳤다고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황금연휴로 매출이 반짝 살아났지만 아직 소비 심리가 살아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임시공휴일이란 단기 이벤트로 살아난 내수 경기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적어도 지난해엔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뒤 다양한 소비활성화 대책들을 내놨다. 광복절 임시공휴일 효과를 알리면서 내수 활성화 분위기가 지속되도록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일주일 뒤엔 ‘하반기 소비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이 대책에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의 상세한 내용과 함께 자동차, 대형가전 등의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 등이 포함됐다.
문제는 지난해와 달리 이번 임시공휴일은 내수활기를 이어갈 만한 소재가 딱히 없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노동절, 골든위크가 끝난 상태라 코리아 그랜드 슬램을 이끌어갈 힘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내국인의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진행했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10월이나 돼야 열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해 광복절 임시공휴일처럼 분위기를 타고 가야 하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없었던 것 같다”면서 “정부는 적극적인 경기 부양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라도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했다.
소비 유도가 재고 소진과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 내수 진작에 선순환 역할을 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소득 증대 없이 소비자들의 지갑만 터는 식의 소비진작책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다음 달이면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재인하가 끝나는 데다 기업 구조조정까지 이어지면서 소비 심리는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김혜림 선임기자 y27k@kmib.co.kr
[기획] 황금연휴 반짝 특수… ‘임시 내수부양’ 언제까지
입력 2016-05-10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