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은 바다식목일… 해조류 심기 행사 잇따라

입력 2016-05-09 19:10
육지에 나무를 심는 식목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10일은 바다에 해조류를 심는 ‘바다식목일’이다. 해양수산부는 10일 강원도 양양군 수산항에서 제4회 바다식목일 기념식이 열린다고 9일 밝혔다.

‘바다에 심는 생명, 바다가 품는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행사에는 윤학배 해수부 차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약 1000명이 참석한다. 해중림(海中林·바다에 해조류가 번식한 곳) 조성을 위한 바닷속 암반 녹화용 종묘 부착판, 부속자재를 개발한 김윤목 해양이엔지 대표이사 등 수산자원 조성에 기여한 21명에게 훈·포장, 표창장이 수여될 예정이다. 잠수부가 해조류 종묘 부착판을 바다에 옮겨 심는 ‘우리바다 희망심기’ 행사도 열린다. 이외에 경북 영덕군, 충남 서산시 등 전국 7곳에서도 해조류 심기, 해중림 청소 등 바다식목일 행사가 진행된다.

바다식목일은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안이 2012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뒤 2013년부터 시행됐다. 바다 황폐화의 위험성과 해양생태계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자는 취지다. 국민 대다수에게 낯설지만 엄연한 국가기념일이다. 게다가 세계 첫 바다식목일 지정이다. 육지 식목일이 1872년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됐다면 바다식목일은 한국이 시발점인 것이다.

바다식목일이 지정된 것은 한반도 연안의 바다 사막화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바다 사막화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시멘트처럼 딱딱한 석회조류가 암반을 덮는 현상을 말한다. 갯녹음 현상이나 백화 현상이라고도 불린다. 바다 사막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물이 따뜻해지면 해조류가 죽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이 주 원인으로 추정된다. 또 육지에서 오염물질 유입이나 인공구조물 탓에 조류 소통 방해 등도 바다 사막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2만300㏊ 면적의 바다에서 사막화가 진행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바다가 사막화되면 해양생물 서식지인 해조류가 없어져 어패류가 사라지는 등 해저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바다 사막화를 막기 위해 2009년부터 바다숲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다의 나무’라고 할 수 있는 해조류나 잘피 등을 심는 작업이다. 지난해까지 9144㏊를 조성했다. 2009∼2014년에는 연간 1000㏊씩 바다숲을 조성했다. 그러나 바다 사막화 확산 속도가 연간 1200㏊라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부터는 연간 3000㏊로 조성 속도를 높였다. 정부는 2030년까지 5만4000㏊의 바다숲을 조성할 예정이다.

세종=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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