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이어 태양광 소재기업인 OCI가 수조원대 새만금 투자계획을 철회해 새만금 개발에 먹구름이 몰려왔다. 전북도는 앞으로도 암울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정부 대책을 촉구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9일 전북도에 따르면 OCI는 전북 군산과 새만금산업단지에 신규 투자할 예정이었던 폴리실리콘 제4공장과 제5공장에 대한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OCI는 지난 3일 이 같은 결정을 한국거래소를 통해 공시했다. OCI는 2010년 투자결정 이후 태양광 산업의 급격한 시황 변동 등 악화된 사업 환경과 투자효율성을 고려해 잠정 연기해 왔지만 현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당장 투자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투자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OCI는 당초 3조4000억원(4공장-1조6000억원, 5공장-1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2013년 57만여㎢에 대한 부지 매입 계약을 했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가격이 8년 전에 비해 2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하는 등 시장 상황이 악화돼 결국 3년여 만에 손을 들고 말았다.
여기에 삼성이 7조6000억원을 들여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부지에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삼성은 2021∼2040년 풍력과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을 포함한 종합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2011년 국무총리실, 전북도 등과 투자협약을 했다. 이후 삼성은 전북도의 계속되는 사업 추진 요구에 지난 3월 “총선 이후에 논의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보내왔다. 이에 전북도의원들이 삼성의 협약서는 전북도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총리실과 전북도 등의 책임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이처럼 새만금 투자 유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과 OCI의 잇단 투자 철회에 전북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도는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지역경기 위축은 물론 새만금 개발에 큰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새만금엔 국내외 기업이 잇따라 방문하고 있지만 실제로 투자로 이뤄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현재 1조원을 투자한 OCISE의 열병합발전소가 지난달 완공된데 이어 3000억원을 들인 일본 도레이사 공장과 1210억원을 투입한 벨기에 솔베이사의 공장이 각각 7월과 12월에 지어질 뿐이다.
최재용 전북도 새만금추진지원단장은 “새만금사업이 1991년 첫 삽을 떴음에도 불구하고 25년간 내부간선도로와 항만·공항 등의 핵심 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은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삼성 이어 OCI도 투자철회… 새만금 개발 차질 우려
입력 2016-05-09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