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여성의 필수품으로 꼽히던 하이힐이 굽 낮은 구두인 단화에 밀리고 있다.
금강제화는 2013년 여성 구두 가운데 83%를 차지하던 하이힐(7㎝ 이상) 판매율이 지난해 54%로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반면 스니커즈 슬립온 로퍼 등 단화(7㎝ 미만)는 2013년 17%에서 지난해 46%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단화 판매량은 올해 1∼4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121%) 이상 증가해 올해는 하이힐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금강제화는 하이힐을 신는 여성이 줄고 있는 이유로 복장 자율화를 꼽았다. 최근 복장을 규제하지 않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단화를 신고 출퇴근하는 여성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단순미를 강조하는 ‘놈코어 룩’, 운동복 스타일을 차용한 일상복인 ‘애슬레저 룩’이 유행하면서 이 스타일들과 어울리는 단화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직장인 이모(29)씨는 “단화가 유행하는 스타일과도 어울리지만 무엇보다 너무나 편해서 하이힐을 다시 신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하이힐은 다리를 길고 가늘어 보이게 하지만 척추·관절·발에는 무리를 준다. 여성들이 멋보다는 편안함을 선택한 것이다.
단화를 찾는 여성이 늘어나자 브랜드들도 각양각색의 단화를 선보이고 있다. 캐주얼슈즈 브랜드 랜드로바는 펀칭 처리한 가죽 소재의 ‘랜드로바 그랜드슬램’ 스니커즈를 출시했다. 정장화 브랜드인 금강제화는 올해의 컬러인 연하늘색(세레니티)의 ‘르느와르 마리엔’ 로퍼를 내놨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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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