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노동당 대회 나흘째인 9일 북한은 ‘4·25문화회관’에서 당 규약 개정 및 당 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 등에 대한 선거를 진행했다. 선거를 마친 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런 내용을 담은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 당국은 셋째 날까지 외신에 당 대회 취재를 제한했으나 이날은 이례적으로 AP통신과 일본 NHK 방송 등 외신들에 당 대회장 출입을 허가했다.
당 대회를 취재하고자 평양을 방문한 외신 기자는 100명을 넘었지만 대회장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건 30여명에 불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제1비서가 대회장에 들어서자 군악대 연주가 시작됐고 대의원 3000여명이 일제히 “만세!”를 외치며 박수를 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기자들이 대회장에 들어서자마자 ‘노동당 위원장’ 직책 등 당 정치국 인사들의 이름을 10분여 만에 읽었다고 한다.
김 제1비서는 폐회사에서 ‘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데 대해 “그는 조선노동당 위원장이라는 무거운 중임을 맡겨준 인민의 신임과 기대를 받아안고 설사 몸이 찢기고 쓰러진다고 해도 변함없이 인민을 받들어 혁명 앞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대회 성과를 위해 노력한 전체 인민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고도 했다.
사흘째인 지난 8일에도 김 제1비서에 대한 낯 뜨거운 충성경쟁만 이어졌다. 김 제1비서가 행한 사업총화 보고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역사적 문헌’ ‘강령적 문헌’ ‘백과전서적 정치대강’ ‘고귀한 혁명적 재보’라고 치켜세웠다. 김 제1비서를 ‘절세위인’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북한은 8일 채택한 7차 당 대회 결정서에서 “당 중앙위원회가 진행한 모든 사업과 활동에 전적인 지지와 찬동을 표시한다”고 밝혔다고 노동신문 등이 9일 보도했다.
결정서는 사실상 김 제1비서가 전날 발표한 총화의 ‘요약본’에 지나지 않았다. 새로 작성된 부분도 없지 않았으나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대한 찬양 일색이었다. 결정서는 “(당 대회는) 우리 당 역사에 가장 성대한 대정치 축전으로, 가장 긍지 높은 영광의 대회, 승리자의 대회로 빛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결정서는 김 제1비서의 총화를 “불멸의 업적과 풍부한 경험을 전면적으로 총화한 역사적 문헌이며 (중략) 투쟁 과업과 방도를 밝힌 강령적 문헌”이라고 평가했다. “이론·실천적 문제들에 완벽한 해답을 준 백과전서적 정치대강으로서 자주시대의 사상·이론적 보물고를 더욱 풍부히 한 고귀한 혁명적 재보”라고도 했다.
남한의 감사원과 기능이 유사한 노동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도 열렸다. 검사위는 총화에서 “당 재정을 낭비하는 현상을 미리 막고 당 안의 살림살이를 알뜰히 꾸려나가야 한다”고 했다. 총화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였지만 “총결기간(1980년 6차 당 대회부터 현재까지) 당 재정관리사업에서는 일부 편향들도 나타났다”는 지적사항이 있었다. 하지만 그 ‘편향’이 무슨 내용인지, 어느 조직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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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9 18:35 수정 2016-05-10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