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파 워런, 장외서 ‘정치적 잭팟’

입력 2016-05-09 18:29 수정 2016-05-09 21:22

혼돈에 빠진 미국 대선 레이스를 지켜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정치인이 있다.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됐다가 출마가 무산된 엘리자베스 워런(66·사진) 민주당 상원의원이다.

워런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맞설 여성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던 민주당의 스타 정치인이다.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파산법 학자로 이름을 날리다 2010년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국장으로 취임했지만 정·재계의 거센 반발로 1년 만에 물러났음에도 이 과정에서 대중의 인기를 얻어 상원에 입성하는 데 성공한 인물이다.

워런은 클린턴을 꺾어주길 바라는 지지자의 요청이 강력했음에도 지난해 경선 출마를 고사했다. 경선에서 비슷한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선전하자 아쉬움은 더욱 컸다.

그러나 이 선택이 되레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주 주말판 기사에서 지금 대선 레이스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볼 인물은 경선 당사자가 아닌 워런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워런은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클린턴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언론에 오르고 있다. 클린턴이 주요직에 여성을 다수 기용하겠다고 선언했고 클린턴에게 적대적인 샌더스의 지지층을 끌어들이는 데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워런은 2012년 당선된 뒤 대중적 인기와 정책 선명성을 바탕으로 당의 얼굴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의 정치자금 모금에 큰 공을 세워 영향력도 막강하다. 재선이 예상되는 민주당 여성 의원 12명이 20명으로 늘어 8명이 추가되면서 역대 최대 ‘여성 블록’이 만들어질 것이란 전망도 이 분석을 뒷받침한다.

조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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