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권자 지형을 분석한 결과 올해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24년간 있었던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를 줄곧 선택한 지역의 선거인단 수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텃밭의 선거인단이 242명으로 공화당 텃밭 선거인단의 102명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선거인단의 과반인 270명의 지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민주당 후보는 고정표 외에 선거인단 28명만 확보하면 이길 수 있다. 민주당 텃밭의 선거인단이 늘어난 것은 히스패닉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중 히스패닉 유권자가 많은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에서만 승리해도 선거인단 271명을 확보해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다. 플로리다를 놓쳐도 버지니아(13명)와 오하이오(18명)에서 이기면 승자가 된다. 예전에 공화당 텃밭이었으나 민주당 우호 지역으로 바뀌는 곳도 늘었다. 뉴멕시코에 이어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도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기울고 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를 성폭행범으로 묘사하는 등 히스패닉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공화당의 대선 전망을 어둡게 한다.
미국의 유권자 지형변화가 지금 추세대로 진행되면 공화당은 올해 대선은 물론이고 2020년에도 승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WP는 전망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와 화해하지 못하는 이유도 히스패닉 유권자를 공화당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지를 거부한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퇴출을 시사했다. 그는 ABC방송에 출연해 “나에게 표를 던진 수백만명의 지지자가 있다”고 말해 라이언과 화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라이언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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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9 18:31 수정 2016-05-09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