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얼굴색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예수님을 믿고 기쁨이 넘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뒤늦게 신학을 공부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생각하곤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랑할 게 아무것도 없었다. 하나님이 나를 창조하시고 선택하시어 건강을 주신 것만 해도 감사했다.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많다고 한다. 죄 많은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예수 십자가를 증거하며 간증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1998년 하늘나라에 간 사랑하는 둘째 딸 ‘예영이’ 이야기를 하려 한다. 정말 예뻤다. 예쁜 엄마를 많이 닮았다.
‘예영’이란 이름은 ‘예수님의 영광’이란 뜻이다. 나중에 신학공부를 하면서 느꼈는데, 예영이는 우리 집안의 ‘순교자’였다.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 사건처럼 어머니의 우상숭배, 28년간 무속생활에 대한 순교인 것이다.
돌을 지난 예영이가 돌연사했다. 호흡곤란일 뿐 병명도 없었다. 경기도 동두천에서 행사 사회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사람이 병원 응급실에서 쓰러졌으니 빨리 오라는 내용이었다. 병원에 가보니 집사람은 기절해 있었고 딸은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
‘딸이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 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화장을 해 경기도 파주 인근에 뿌렸다. 지금도 파주 근처를 지나갈 때면 차를 세워놓고 울면서 기도하곤 한다. 예영이가 지금 천국에 있을 줄로 믿는다. 이 다음에 천국에 가면 예영이를 다시 만나고 싶다. 못다한 부녀간의 사랑을 마음껏 나눌 것이다.
나는 현재 두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큰아들은 현재 청주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다.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연기를 곧잘 한다. 얼마 전 셰익스피어의 희곡 작품 ‘햄릿’에 출연했다. 키 186㎝, 키 작은 아빠 다리에서 어떻게 이런 아들이 나왔나 싶다.
아마 170㎝에 가까운 엄마 키를 닮은 것 같다. 최근 TV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출연하지 않고 있다. 못난 아빠랑 같이 나오는 것이 싫은가보다.
나는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린다. 하나님이 내가 밤업소에 다니지 않고 교회로 복음증거를 하러 다니니 자식들을 이렇게 잘 키워주신 것 같다.
막내아들은 공부를 지질이도 못한다. 꼴찌에 가깝다. 국어 영어 수학 등 학원을 보내는데도 아빠를 닮아 그런 것 같다. 성적이 오르지 않아 학원 공부를 그만두게 했다. 대신 학원비를 김종균(아브라함) 터키 선교사에게 보냈다. 1년간 선교비를 보내다 돈이 부족해 못 보냈는데 다시 선교비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그 머리가 그 머리지. 48등이나 46등이나. 몇 등 오르면 뭐할 거야. 이럴 바에야 학원비를 영혼 구원하는 데 쓰는 게 더 낫다.’ 그런 생각으로 말이다. 이게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행동해야 할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딸은 나를 많이 닮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쌍꺼풀 수술을 해 달라고 졸라댔다. 집사람과 짜고 스카치테이프를 딸의 눈에 붙여봤다. 딸은 거울을 보더니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것을 포기했다. 예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부는 잘 안 하지만 못난 아빠처럼 하나님이 우리 딸을 들어 쓰실 줄 믿고 있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역경의 열매] 배영만 <8> 일찍 하늘나라 간 둘째딸 생각하면 가슴 미어져
입력 2016-05-10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