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이자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홍걸씨의 입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9일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전날 정치권에서 자신의 말이 왜곡돼 전달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한 데 대해 “역시 안 대표는 상황을 자기 편한 대로 해석하는 분”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 대표가 ‘대선 후보를 양보한 사람이 대통령병 걸렸겠는가’라고 밝힌 것과 관련, “대선 중도포기가 선의의 양보가 아니었다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단일화 협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그냥 다 내팽개쳐버린 것 아닌가”라고 면박을 줬다.
또 안 대표가 ‘1000억원 넘게 기부한 저더러 짠돌이라고 한다’고 한 데 대해서도 “재단을 만들었을 때 여성운동 원로였던 박영숙 선생을 이사장으로 모셔갔다. 그분에게 월급과 판공비를 제대로 드렸는지 안 대표에게 한번 물어보라”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희호 여사가 나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한 적이 있다’고 하자 곧바로 “어머니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비난했었다.
지난 총선 때 더민주에 입당한 김 위원장이 무슨 목적으로 이 같은 강경 발언을 내놓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정치도의나 사회통념상 지나치다. 박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한 동교동계의 원로 정치인이다. 안 대표는 제3당 대표이자 유력한 대통령 후보다. 안 대표가 본인 얘기를 한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김 위원장이 거친 표현을 써가며 조목조목 비판한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가 막말과 인신공격성 발언이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밝힐 수 있음에도 감정적으로 대응해 본인 품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정치혐오증을 불러온 경우가 적지 않았다. 상대방을 찌른 비수는 반드시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사설] DJ의 셋째 아들 김홍걸씨 자중하기를
입력 2016-05-09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