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47년 물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란 공략에 나섰다. 양국 정부 보증을 바탕으로 이란의 만성적인 물 부족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다각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란은 풍부한 자원과 인구를 바탕으로 차세대 핵심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중동 내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다. 연 평균 강수량은 228㎜에 불과하고 지역별 편차가 커 남부 사막 지역은 연 강수량이 100㎜ 이하로 물 부족이 심각하다. 수자원공사는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스마트 물관리 기술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이란 내 지역별 수자원의 특성을 고려해 북서부 지역은 수력발전 사업을, 남서부 지역은 해수 담수화와 스마트 물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일 이란 상하수도공사와 시라즈, 부세르 시 유수율 향상과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도시는 이란 남서부 해안에 위치해 있으며 유수율이 40%대에 불과하다. 유수율은 정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을 시민에게 공급해 요금을 받는 수량 비율을 뜻한다. 유수율이 높아지는 것은 누수로 낭비되는 수돗물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MOU가 맺어지기까지는 민관 공동 진출 협력 과정이 있었다.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수주지원단이 이란을 방문해 양국 장관급 회담을 가졌다. 이를 계기로 수자원공사의 현지조사 및 이란 대표단 방한 워크숍 등이 이어졌고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됐다.
수자원공사는 이란 수력발전공사와 카룬강 유역 신규 수력발전 사업 공동 추진에 대한 MOU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이란 정부가 직접 사업 개발을 요청한 것으로 총 사업비는 5억 달러(약 6000억원)나 된다. 테헤란 등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빠른 전략 수요 증가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다.
수자원공사와 양국 정부는 G2G(국가 대 국가) 기반 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한·이란 수자원공동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란은 장기간의 경제제재로 인해 민간투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등 투자 여건이 미성숙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G2G가 기반이 돼야 한다. 또한 설계, 자금 조달, 시공이 인프라 사업 계약을 따낸 사업자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재원 조달이 필요하며 민관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이 적격이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2개의 MOU를 비롯해 모두 3개의 수자원 사업을 이란에서 추진하고 있다. 상수도 시설 개선과 과학적인 운영관리에서 해수 담수화 사업까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수많은 개발도상국의 수자원 사업을 바탕으로 수자원공사는 이란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9일 “이번에 MOU를 맺은 스마트 물관리 사업과 수력발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중동 지역 교두보 확보 및 세계 물시장 진출 확대에 견인차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관련기사 보기]
▶
▶
▶
▶
수자원公‘이란 가뭄’ 해결사 나선다
입력 2016-05-09 19:18 수정 2016-05-09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