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영토 ‘빅딜’ 추진? 푸틴·아베 35분 밀담

입력 2016-05-08 21:27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밀월이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6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아베 총리가 4개월 뒤인 오는 9월 초 또다시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잦은 만남에 북방영토 협상 문제가 급물살을 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8일 아베 총리가 지난 6일(현지시간) 밤 러시아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과 3시간10분 동안 만찬을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오는 26일 일본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의 사전 조율차 유럽을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푸틴을 만났다. 둘은 특히 35분간은 북방영토와 관련한 평화조약 체결 문제를 놓고 독대까지 했다.

일본과 러시아는 홋카이도 서북쪽의 쿠릴열도 중 이투룹,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등 4개 섬(쿠릴 4개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어왔다. 러시아가 4개 섬을 실효지배 중이지만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조약을 근거로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

양 정상은 독대 뒤 “영토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발상을 통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은 뒤 오는 6월 외무차관급이 참여하는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개최키로 합의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오는 9월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다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해 주목된다. 영토문제에 있어 양측이 진전된 입장을 나타낸 까닭은 일본이 러시아의 에너지 개발 및 극동지방 진흥책 등 8개 경협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때문에 두 나라가 경협과 영토를 놓고 ‘빅딜’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