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얼토당토않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데 왜 이렇게 빠져들게 되는 거지?” 이런 반응이 나올 법하다. 방송인 은지원과 서울대 공대 출신 PD가 ‘UFO 존재 유무’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지난 3일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방송된 tvN의 웹 예능 ‘신서유기2’에서다.
이런 얘기들이 오고갔다. “미스터리 서클은 UFO가 그린 것” “왜 그려놓고 갔을까?” “(지구에) 들른 김에 방명록처럼…” “UFO가 없으면 문학은 어떻게 됩니까?”
진지하게 주고받았으나, 안타깝게도 논리라는 것을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었던 토론(?)이었다. 그런데 이 토론, 의외로 중독성이 있었다. 출연진이 펼쳐놓은 무(無) 논리도 듣다보니 그럴 듯 했다. 그렇게 금세 빠져들어 정신없이 웃고 나니 벌써 한 편이 끝났다. 이 14분짜리 영상은 9일 기준 37만명이 넘게 봤다.
나 PD가 지난해 ‘신서유기’를 처음 선보였을 때만해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됐었다. 1박2일 원년 멤버와 나 PD의 만남, 내놓기만 하면 히트를 치는 나 PD표 예능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예능을 웹에서만 시도하는 게 처음이라 ‘과연 성공할 수 있겠나’하는 우려도 적잖았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시즌 2로 이어지게 됐다.
시즌2는 군대에 들어간 이승기 대신 예능 초짜 안재현이 투입됐다. 모델 출신 배우, 배우 구혜선의 예비 남편 정도로 알려진 신인이다. 이승기 대신 안재현이라니 모험이라면 모험이었는데 안재현 카드는 의외로 성공적이었다.
안재현은 전형적인 ‘뇌순남’(뇌가 순수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신선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사자성어 퀴즈, 삼국지 퀴즈 등에서 터무니없는 답을 하거나 아주 쉬운 것도 맞히지 못하면서 연예계 대표 뇌순남 은지원을 두렵게 할 정도였다. ‘신서유기2’가 나오는 날이면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는 등 안재현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신서유기2’는 짧게는 5분, 길게는 15분짜리 영상을 5∼6개씩 한 번에 풀어놓는 식으로 인터넷에서 먼저 방송된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전후 업데이트된다. 나 PD는 “딱히 뭔가를 겨냥한 건 아니다. 직장인들 출근하고 한 숨 돌리는 시간에 잠깐 화장실에서 즐길만한 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보인 반응은 “ㅋㅋㅋㅋㅋㅋㅋㅋ”이었다.
‘신서유기2’의 인기는 중국에서 더 뜨겁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텐센트비디오(v.qq.com)를 통해 공개된 ‘신서유기2’ 본편과 예고편 동영상의 누적 재생수가 2일 기준 약 5690만 건을 넘어섰다. 첫 방송 공개 2주 만의 성과다. 시즌 1에서는 첫 방송 뒤 6주 만에 5000만건을 넘겼다.
TV로도 방송된다는 것이 시즌 1과의 차이점이다. 매주 금요일 새롭게 편집된 영상이 tvN을 통해 방송된다. 시청률은 2.8∼2.9% 정도로 높지 않지만 마니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아삭아삭! 스낵컬처] 나영석 PD 웹 예능 ‘신서유기2’ 황당한 이야기인데 중독성, 뭐지?
입력 2016-05-09 19:43 수정 2016-05-09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