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권후보로 정해진 도널드 트럼프(69)와 당 주류 세력 간의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공화당의 1인자인 폴 라이언 국회의장이 오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와 전격 회동키로 했다. 두 사람이 담판을 통해 충돌을 해소할 수 있을지, 아니면 사실상 갈라서게 될지 주목된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원의장실은 전날 성명을 내고 “라이언 의장이 당의 통합을 위해 트럼프를 초청해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또 “회동에서 올해 대선에서 미국민에 호소할 수 있는 공화당의 원칙과 정책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언 의장은 지난 6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지지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으나 트럼프 캠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뉴욕주 경선에서 트럼프가 대승한 뒤 개인적으로 축하 전화를 거는 등 다소 전향적인 태도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의 과격한 정책들에 대해 수정 여부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공화당 주류는 극우 성향 정책들을 내건 트럼프를 당 대선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왔다.
하지만 회담을 앞두고도 트럼프는 기고만장한 태도를 고수했다. 미국 ABC 방송은 트럼프가 당내 반대에 대해 “당이 반드시 전통적 의미대로 단합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 주변에서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이번 대선의 후보로 추대하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로 인해 당의 가치가 훼손되느니 차라리 당의 정체성을 지킬 후보를 내세우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와 관련해 보수성향 주간지인 위클리스탠더드의 편집장인 윌리엄 크리스톨이 지난 5일 롬니 전 주지사를 사적으로 만나 올해 대선에서 제3후보를 내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트럼프와 라이언 의장 간의 12일 담판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되지 않으면 ‘제3후보론’이 더욱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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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잡을까, 말까”… 트럼프·라이언 담판
입력 2016-05-08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