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백(Welcome back), 정호 강!’
7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경기에서 피츠버그 구단 소속 TV중계진 아나운서는 오른쪽 외야펜스를 넘어 세인트루이스 불펜투수들이 연습하는 곳으로 훌쩍 넘어간 공을 바라보며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이 홈런볼을 친 주인공은 8개월 전 왼쪽 무릎 골절과 십자인대 손상으로 당했던 강정호(29)였다. 다음 타석에는 왼쪽 3층 관중석으로 총알처럼 날아가는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진짜 강정호가 돌아온 것이다. 강정호는 팀이 올린 4득점 가운데 3점을 혼자 책임졌다.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2차전에서도 강정호는 어김없이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타점 하나를 추가했다.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만루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 아담 웨인라이트의 시속 140㎞짜리 2구째 커터를 받아쳤다. 타구는 세인트루이스 우익수 스티븐 피스코티에게 잡혔지만 3루에 있던 앤드류 맥커친을 홈으로 부를 만큼 멀리 날아갔다. 피츠버그는 여기서 2-0으로 달아났다. 득점권 기회를 놓치지 않은 강정호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이후의 타석에선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다.
강정호는 이틀 만에 2홈런 4타점 타율 0.286을 기록했다. 미네소타 트윈스 내 홈런 1위 박병호(30),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플래툰시스템을 뚫고 연타석 홈런을 친 이대호(34) 등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을 의식한 듯 호쾌한 스윙을 선보였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18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2루 수비 중 상대 주자 크리스 코글란(31)의 깊은 태클을 맞고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돼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올 시즌 개막 한 달여 뒤까지 무려 232일 동안 치료와 회복, 재활에 전념했다.
하지만 성실하게 재활에 임했다. 트리플 A에서 재활 경기를 소화하며 아침 일찍 경기장으로 나타나 젊은 선수들과 어울리고 훈련했다. 그렇게 몸 상태를 차근차근 끌어올렸다. 피츠버그의 클린트 허들(59) 감독은 당초 세인트루이스 원정 3연전을 마치고 호출할 계획이었던 강정호를 1차전부터 불러 1군 선수단으로 합류시켰다.
허들 감독은 당분간 강정호의 완급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틀은 선발로 뛰고 하루는 대타로 출전할 것이다. 몸 상태를 100%로 회복할 때까지 길게 보겠다”며 “보직은 당분간 3루수”라고 말했다.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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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8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