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에 맞춰 보낸 축전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명의를 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36년 전 당 대회 때는 당시 화궈펑 주석 명의로 축전을 보냈다. 아울러 축전에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이름도 언급되지 않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중국이 당 대회 개막에 맞춰 보낸 축전이 시 주석 대신 ‘공산당 중앙위원회’로 돼 있다고 전했다. 양국이 과거 혈맹 관계를 자랑해 왔고, 36년 만에 개최되는 의의를 감안하면 격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36년 전 대회 때는 중국에서 리셴녠 당시 부주석이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중국 측 참석자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은 축전에서 김 제1비서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중국 봉황위성TV가 보도했다. 김 제1비서가 이번 당 대회를 주도하고 있고, 이번 대회가 사실상 그의 ‘대관식’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소홀한 대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눈에 띄는 ‘홀대’는 북한이 올 초 4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이후 최근까지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온 데 대한 중국의 불만이 삭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재차 강조해 이 역시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7일자 1면에서 축전 내용을 소개하며 “7차 당 대회는 일대 사건으로 당과 사회주의 사업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김 제1비서가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데 대해 “북한은 황무지에서 벗어나고 고립에서 탈출하라”고 촉구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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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축전에 ‘김정은’ 이름은 없었다
입력 2016-05-08 18:02 수정 2016-05-08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