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가 미국 진출 11년 만에 1호 가맹점을 열었다. 전 세계 1만2000개 매장을 보유한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위대한 식품 회사)’를 만들겠다는 허영인(사진) SPC그룹 회장의 꿈이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SPC그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San Jose·산호세)에 ‘파리바게뜨 호스테터점’을 열며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호스테터점은 225.8㎡ 규모 베이커리 카페로 교통 요충지인 호스테터로드에 위치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페이스트리, 케이크류 등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자사 커피 브랜드인 ‘카페 아다지오’를 도입했다.
SPC그룹은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파리바게뜨를 열며 미국에 처음 진출했다. 현재까지 미국 내 파리바게뜨 45개 매장이 문을 열었지만 본사 직영으로 운영해 왔다. 11년간 내실을 다졌다고 판단해 올해부터는 가맹 사업을 통해 양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SPC그룹 측은 “철저한 준비 끝에 가맹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올해 10여개 가맹점을 추가 출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PC는 2020년까지 미국 전역에 350개 직·가맹점을 열겠다는 목표다.
미국 시장 가맹점 확대는 허 회장의 꿈이었다. 허 회장은 지난해 10월 창립 70주년을 맞아 ‘2030비전’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미국·중국에서만 2000개 이상 매장을 출점하며, 1만2000개 매장을 보유한 글로벌 식품 회사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1945년 황해도 옹진에서 ‘상미당’이라는 빵집으로 시작해 1959년 ‘삼립제과공사(현 삼립식품)’를 설립하면서 국내 토종 제과 브랜드로 우뚝 선 SPC는 국내 파리바게뜨 매장을 3200여개로 늘려왔다. 파리바게뜨의 성장 동력은 가맹점 방식의 프랜차이즈였다. 빠르게 몸집을 불리면서 국내 1위 브랜드가 됐지만 2012년 제과점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출점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월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제과점업을 재지정 품목에 다시 포함시켰다. 신설 점포수가 전년도 말 점포수의 2% 이내로 한정되는 데다 점포 이전과 신규 출점은 중소제과점과 도보 500m 거리를 유지(신도시 제외)해야 한다.
SPC는 미국과 중국 시장 가맹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소비자 조사와 시장 연구를 10여년간 진행해 왔다. 미국은 주마다 가맹 관련 규제가 달라 출점 조건이 까다롭고, 매장 임대 계약도 10년 이상 장기로 이뤄지는 등 가맹 사업이 쉽지 않은 곳이다. 국내에 비해 출점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시장이다. SPC그룹은 전문 인력을 파견해 미국 시장 분석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3년 미국 뉴욕 맨해튼 주류 상권에만 7개 매장을 열며 비교적 입맛과 취향이 까다로운 뉴요커들의 입맛을 연구해 왔다. 실리콘밸리 지역에서도 9개 직영점을 운영하는 등 지역별 상권을 분석하고 현지에 최적화된 제품과 마케팅을 테스트하며 가맹점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가맹 사업도 시작해 지난해 해외 200호점인 중국 ‘링윈광창점’을 가맹점 형태로 오픈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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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8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