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회담 제안 긍정적이지만 획기적 ‘핵카드’ 없는 한 어려워

입력 2016-05-08 18:17 수정 2016-05-08 21:1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남북 군사회담을 제안한 것은 대북 제재 국면 속에서 일단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제1비서는 “지금처럼 북남 군사당국 간 의사통로가 완전히 차단되어 있고, 총부리를 겨눈 첨예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언제 어디서 무장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며 그것이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군사 회담을 비롯한 각급 협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국방부는 김 제1비서의 언급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군사당국 회담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대화 제의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제1비서가 ‘필요성이 있다’거나 ‘북남 군사당국 사이에 회담이 열리면’이라는 가정법을 쓴 점에 비춰 아직은 적극적으로 대화를 추진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도 “북한이 핵보유국을 자처하고 서울해방작전 등 대남 위협을 서슴지 않고 있으면서 남북 간 충돌위협 제거 및 긴장상태 완화 등을 주장하는 것은 (군사회담 개최에) 진정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대화를 제의한다 해도 수용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제적 대북제재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 북한이 군사적 긴장 해소를 위한 가시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김 제1비서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심리전 방송들과 삐라(전단) 살포 등 일체 적대 행위를 지체 없이 중지하여야 한다”고 강조해 대북확성기 방송과 전단을 여전히 위협적으로 간주하고 있음이 재확인됐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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