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한은행의 영상광고에는 베트남이 등장한다. 하노이의 K팝 축제와 하롱베이부터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은 현지 여성, 베트남판 스마트뱅킹인 ‘써니뱅크’까지 꽤 큰 비중으로 베트남을 소개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56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도 221억원의 2배가 넘는 성과를 거뒀다. 카드사업 진출이 성공한 데 힘입어 올해는 자산운용과 보험업 진출도 시도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 영업망을 넓혀가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은행의 해외 지점(사무소와 현지법인 포함)은 지난해 말 167개로 1년 만에 7%가 늘었다. 국내 지점이 1년 새 1.6%(123개)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은 이전에도 시도되었지만, 최근에는 가시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 등 수익 다변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내 은행의 경우 전체 자산에서 해외 산업 비중은 5%밖에 안 되지만 수익은 10% 정도 차지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해외점포는 56개로 1년 동안 4곳이 줄었지만, 해외점포의 순이익은 239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1년 전의 720만 달러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금감원은 “일부 해외점포들이 성공적인 현지화를 통해 현지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 대형사 중심으로 현지법인 인수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이달 초 이란을 방문해 이란계 은행과 유럽 채널을 연결하는 유로화 대금결제 서비스를 논의했다. 신한은행은 인도에서도 아메다바드와 랑가레디 등 2개 영업점 신규 설립 인가를 동시에 받아 올해 말 현지 영업점을 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은행지점의 수익성이 이미 포화상태인 점도 해외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은행들은 국내 지점의 점포당 판매관리비를 26억6400만원으로 줄여 특수은행(28억2500만원)보다 비용을 더 줄이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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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영업망 넓혀가는 은행들
입력 2016-05-08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