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이었던 보험이 달라졌다. 금융위원회의 규제완화 이후 차별화된 보험상품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입원수술정기보험의 특약이 6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이 특약은 100세까지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서 입원·수술비를 총 2500만원 한도 내에서 정액 보장한다. 배타적사용권은 일종의 특허권으로, 해당 기간 동안 다른 보험사에서는 유사한 보험을 팔 수 없도록 하는 제도다.
동부화재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자동차보험을 이달 선보였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500㎞ 이상 차를 몰면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과속이나 급정지를 하지 않으면 점수가 높아져 보험료를 깎는 방식이다.
이밖에 한방치료를 보장하는 양한방 건강보험(현대라이프), 평생소득 변액 연금보험(푸르덴셜) 등 새로운 형태의 보험이 잇따라 나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설계사를 동원한 판매 경쟁에 중점을 두던 보험사들이 숨은 시장을 찾아내는 연구개발에 애쓰고 있다. 금융위가 보험 약관 사전심사 폐지와 가격 자율화 등을 골자로 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은 뒤 일어난 변화다. 한화생명 최성균 상품개발팀장은 “고객이 원하는 경쟁력 있는 상품이 회사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할 만큼 독창적인 상품 개발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업계에서 2007년 이후 9년 만에 6개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입원수술보장특약’의 경우 방대한 경험데이터를 복잡한 통계기법으로 분석해 새롭게 위험률을 산출, 보험개발원의 검증을 받아 보장한도와 보험료를 책정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건, 2014년 4건에 불과했던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올해는 5월까지 6건에 이를 정도로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 경쟁이 불붙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의 개념을 뒤집는 혁신적인 보험이 등장하는 외국과 비교하면 한국 보험업계의 변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는 차별화를 위한 연구개발 역량이 보험사들의 생존을 가르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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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보험상품 속속 뜬다
입력 2016-05-08 18:39 수정 2016-05-09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