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기네스북 기록 등재를 위해 대대적으로 준비한 ‘분필아트’(도심 도로 등을 도화지 삼아 분필로 그림을 그리는 것) 행사가 실패로 끝나면서 기네스 기록 도전 행사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앞서 기네스 기록에 도전했던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마찬가지다.
대구시는 ‘2016컬러풀대구페스티벌’(7∼8일) 주요 행사 중 하나인 분필아트 기네스 기록 수립 도전 행사를 7일 열었지만 기네스북 등재에 실패했다고 8일 밝혔다.
대구시는 행사를 위해 종이컵 모양 분필 10만여개를 특수제작했고, 시민 2만5000여명을 모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행사에 참여시켰다. 분필아트 대상지역도 지난해 행사(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보다 50배 정도 늘어난 종각네거리∼중앙네거리 일대 1만9800㎡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세운 최고 기록 1만8598㎡를 넘어서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행사 후 검증을 한 기네스 관리국 관계자가 일부 밑그림과 다르게 색칠이 된 부분과 분필이 지워진 구간이 있다며 이 면적을 기록에서 제외시키면서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시민들은 대구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서도 행사에 참여했다. 대구시는 철저한 준비 없이 무리하게 행사를 키워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은 물론 예산도 낭비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네스 측에서 온 영국인 관계자가 까다롭게 심사를 한 부분도 있다”며 “내년에 다시 기네스 기록에 도전할지 여부는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앞서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 다른 지자체들도 대구시와 마찬가지로 실효성 논란을 겪었다.
충북 영동군은 2010년 2억원이 넘는 예산으로 대형 북을 제작해 ‘세계에서 가장 큰 북’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지만 이 북은 보관시설 없이 임시보관소에서 4년간 방치되기도 했다. 괴산군은 2005년 5억원을 들여 대형 가마솥을 제작했지만 밥을 지을 수도 없고 외국에 더 큰 가마솥이 있어 기네스 기록 도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부산시는 2008년 자갈치축제 때 세계 최대 크기(5m) ‘회접시’를 만들었지만 이후 사용할 일이 없어 기억에서 잊혀졌다. 대구 수성구도 2013년 ‘수성페스티벌’ 부대행사로 1030m 길이 김밥을 만들어 국내 최장 김밥으로 한국 기내스북에 올랐지만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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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일회성 기네스 기록 도전 실효 논란
입력 2016-05-08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