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모규엽] 카네이션

입력 2016-05-08 19:15

미국 남북전쟁 때 웨스트버지니아주 그래프턴이라는 마을에 앤 자비스라는 여성이 살고 있었다. 여성 운동가였던 그는 지역 교회에서 간호활동과 함께 전쟁에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들을 따듯하게 위로하고 보듬었다. 그리고 남북전쟁이 끝난 뒤 ‘마더스 프렌드십 데이’ 행사를 열고 남군과 북군 참전자와 어머니들을 초청해 화해의 자리도 만들었다.

그는 1905년 세상을 떠났다. 앤의 딸 애나는 어머니와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행사를 준비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묘지 주위에 평소 어머니가 좋아하던 카네이션을 심었다.

그리고 결국 애나는 1908년 그래프턴 지역 한 감리교회에서 첫 번째 ‘마더스 데이’ 행사를 열었다. 그때 그는 어머니의 무덤 근처에 있는 흰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나왔다. 그는 “어머니가 그리워 어머니 묘지에 있는 카네이션과 똑같은 꽃을 달고 나왔다”고 했다. 이것이 어버이날에 전해주는 꽃 카네이션의 유래다.

이후 감명 받은 토머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1914년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제정했다. 미국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는 1956년 어머니날을 만들어 부모님의 가슴에 붉은색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감사의 뜻을 표하기 시작했다. 1973년 아버지와 어머니를 한데 묶어 어버이날로 변경됐다. 다만 미국과 한국은 카네이션의 색깔과 달아주는 주체가 다르다. 미국에선 자녀들이 어머니가 살아계시면 빨간 카네이션, 여의면 흰색 카네이션을 단다. 우리나라는 자녀들이 부모님 가슴에 빨간색이나 분홍색 카네이션을 달아준다. 미국에는 아버지날(6월 셋째 일요일)도 있다.

어버이날이 하루가 지났다. 많은 독자들이 부모님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줬을 것이다. 카네이션의 꽃말은 모정(母情), 사랑, 존경이다. 이런 꽃말을 항상 생각하며 어버이날 하루만 아니고 계속해서 카네이션을 가슴에 새기고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자.

모규엽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