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중심에 있는 옥시레킷벤키저의 영국 본사 최고경영자(CEO)가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라케시 카푸어 레킷벤키저 CEO가 런던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옥시 제품이 한국 사람에게 해를 끼쳐 매우 유감스럽다”며 “개인적으로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푸어 CEO는 이어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수칙을 변경했다”며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총회가 끝난 뒤 항의 시위를 벌인 피해자 유족 김종덕씨 등을 만나 다시 사과했다.
주총에서는 피해자 유족들의 편지가 낭독됐다. 편지에는 카푸어 CEO가 한국을 방문해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고, 영국 본사 및 한국지사 이사진 해임 등 5가지 요구사항이 담겼다.
영국 언론도 카푸어 CEO의 사과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BBC방송,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사건의 전말을 보도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6일 옥시의 의뢰를 받아 가습기 살균제 독성실험을 진행한 서울대 수의과대 조모(56) 교수에 대해 증거위조 및 수뢰 후 부정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조 교수가 옥시의 청탁을 받고 실험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조 교수는 “실험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의 생식독성을 확인했고 2011년과 2012년 옥시에 이 사실을 브리핑했다”며 “옥시와 옥시 측 법률대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의해 연구결과가 왜곡돼 검찰에 제출됐다”고 해명했다. 조 교수는 옥시로부터 개인계좌로 자문료 1200만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연구를 빨리 진행해 받은 수고비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김미나 노용택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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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6 17:56 수정 2016-05-06 21:15